지난달 러시아를 포함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5개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각 국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즐기며 또 밤 10시까지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현상도 체험했다. 많은 나라를 다녀 봤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추억으로 남는 나라는 노르웨이였다.
깎아지른 피요르드(100만년 전인 빙하시대에 빙하의 압력으로 깎인 U자형 계곡으로 바닷물과 빙하가 녹은 민물이 섞여 있다)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송네, 하당에르, 게이랑에르 3대 피요르드가 있다. 이중 송네 피요르드는 그 길이가 204㎞나 된다고 하고 가장 깊은 곳은 1천309m나 된다고 한다. 피요르드 주변으로 펼쳐진 장엄하고 숨 막히는 대자연의 아름다운 경관이 아직도 가끔 아른거린다. 산꼭대기에는 하얀 눈이 덮여 있고 절벽에서는 수많은 폭포수가 가느다란 은색의 리본처럼 피요르드의 조용한 해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절경이 경이롭고, 하얀 빙하가 코발트빛 바다에 비치어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다시 한번 가서 그 아름다움을 차분히 보고 싶다. 그러나 현지 교포의 설명에 의하면 빙하가 5년 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빠르게 녹고 있어 그 모습도 크게 변하리라고 하니 기후 변화에 대한 각국의 대응책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것 같다.
필자가 유럽을 처음 여행한 것은 1980년이고 그 이후에도 몇년 간격으로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왔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그 곳의 자연의 아름다움도 좋았지만 그보다도 더욱 흐뭇하고 뿌듯했던 점은 한국인의 자긍심이었다. 가는 나라 공항마다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삼성, LG의 세련된 TV가 켜져 있었고 시내 제일 번화가에는 삼성, LG, 현대차의 광고판이 보기 좋게 설치되어 우리를 반기는 듯 했고, 길에는 현대차가 자주 눈에 띄었다. 각 국의 주요 대학에는 한국어과가 신설되고 그 입학 경쟁률이 높다고 한다. 모스크바 대학의 경우에는 12 대 1이나 됐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모스크바에 한국 백화점이 들어서 배꼽인사를 하며 최고의 친절서비스를 함에 따라 현지 백화점들이 큰 혼란을 겪으며 대변화를 하고 있다고도 한다. 세계 최대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휴대폰은 문자메시지, 이메일, 사진, 계산기, 시계 등 다양한 최고의 기능을 가질 뿐만 아니라 가는 나라마다 자동로밍이 되어 국내에서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고, 국내 시간은 물론 현지 시간까지도 자동으로 표시해 주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어 우리 전자제품이 자랑스러웠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는 임직원들은 나가자마자 먼저 일제 전자제품들을 구입하여 사용하다 몇년후 귀국해 계속해 사용하던지 아니면 팔아도 당초 구입가액 이상을 받을 수 있었기에 많은 주재원들이 일제 전자제품들을 구입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해외주재원으로 나가도 오히려 국산 제품을 구입한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매우 흐뭇하고 즐거운 여행을 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1974년에야 선박 건조회사가 처음 가동됐는데 세계 선박 건조시장을 10이라고 본다면 그중 4∼5척은 한국이 건조한 배라고 하니 대단한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역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불리한 우리나라가 올림픽 야구에서 우승한다든지 수영, 피겨스케이팅, 프로골프 등에서 세계 제일의 성적을 올린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UCLA 존던컨 교수가 말했듯이 영국이 300년, 미국이 100년, 일본이 60년 걸린 경제개발을 한국은 30년에 이룩했다고 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민의 DNA는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5개국에 거주하는 교포들도 하나같이 최근 고국이 자랑스럽고 흐뭇하다고 한다. 다만 정치인들과 강성 노조원들의 보기 민망한 모습들이 매스컴에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며 어느 교포는 정치인들이 떨어뜨린 국가브랜드를 양용은 선수가 회복시켜 놓았다고도 한다. 하긴 내가 근무하는 법인CEO가 '양'씨라 해서 전 세계 5개국 딜로이트 CEO가 "너의 훼밀리가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한 것 축하한다"는 이메일을 보내 온 것을 보면 그 교포의 말이 과장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선수들의 소득에 대한 세제혜택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