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54) 대한축구협회장이 최근 애매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회장은 18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준비현황 브리핑 자리에서 "최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의 부진으로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최종예선을 보면 어느 대회도 편하게 (본선에)간 적은 없다고 본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면서 "5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는 현재 낙담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슈틸리케호는 최종예선 4경기를 치르는 동안 2승1무1패(승점 7)로 A조 3위에 처져 있다. 기대이하 경기력으로 대표팀을 향한 비판이 상당하다.
특히 지난 11일 이란 원정에서 0-1로 패한 뒤, 슈틸리케 감독의 애매한 발언으로 분위기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진했던 공격에 대해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어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며 선수를 탓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후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 회장은 "2년 동안 옆에서 지켜본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대단한 분이다. 다만 내용과 결과가 실망스러웠고, 갑자기 비판을 들으며 예민해지면서 오해의 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우리와 서양 문화의 표현 방식에서 오는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문화에선 (부진에)감독이 사죄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게 중요하지만 (서양문화에선)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논의하는 방식인 것 같다"며 "설명하는 과정에서 누구 탓을 하거나 핑계하는 것으로 비춰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과 선수들이 위축된 경기보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 대표팀을 흔드는 것보단 성원하는 게 한국 축구를 위해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슈틸리케호는 다음달 15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최종예선의 반환점으로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패하거나 비길 경우, 슈틸리케 감독의 입지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어떠한 원칙을 미린 정한 것은 없다. 잘 준비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승부의 세계에선 결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대표팀 경기에서 승리가 제일 중요하다. 한국 축구를 위해 성원을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