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세금 할인해 드립니다"'

2006.02.06 00:00:00


"해를 거듭할수록 Tax Sale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업무는 한정돼 있는데 개업자 수만 마냥 늘어나니 딴 생각을 할 수밖에요."
개업 23년차인 J某 세무사는 세무사 시험 합격자 수 증가에 대한 폐해를 이같이 지적했다.

경기침체와 개업자 증가에 따른 업무량 감소, 과세당국으로부터의 기득권 박탈 등으로 세무대리계 영업환경이 악화일로를 걷자 세무대리인들의 불만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사석에서의 얘깃거리나 한국세무사회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국세청의 ○○업무를 보이콧하자'는 과격한 제안까지 등장하는 등 과세당국과의 충돌이 시작된 지 이미 오래다.

'시킬 건 다 시키고, 맨날 협조하라고만 했지 수익이 될만한 업무를 제대로 챙겨나 줘봤나'라는 게 세무대리인, 특히 세무사들의 속내다.

J某 세무사는 "얼마전 강남 일대에 보따리상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다"면서 "여러 세무사를 상대로 세금을 어느 정도까지 줄여줄 수 있는지, 소위 세금을 얼마나 적게 내게 해줄 수 있는지 세무 관련서류를 보따리에 싸 들고 다니며 묻고 다닌 사업자가 있었다"고 전했다.

"업무를 의뢰할 세무사 수는 많고, 서로 싸게 해주겠다고 하니 사업자가 아예 드러내놓고 50%를 DC 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귀띔했다.

재경부 등 과세당국은 세무사의 수를 늘려 세무대리비용을 낮춤으로써 납세자의 비용부담을 줄이고, 경쟁개념을 도입해 질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무대리인은 도태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세무대리인들은 자격사의 수가 늘어난다고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당경쟁으로 납세자에게 피해만 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변호사, 공인회계사와의 '數的 대결'을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개업자 수의 증가는 어쩔 수 없다는 세무사계 일각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예처럼 세금을 불법으로 줄이기 위해 갖가지 편법이 동원되고, 성실납세를 계도해야 할 세무전문가가 '세금 할인' 등 불법세무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세무대리인들은 한정된 세무업무→자격사 증가→수임료 덤핑→세무질서 혼탁→불법 세무대리→납세자 피해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자격사 배출인원의 적정성을 검토해야 할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경부 등 정책당국과 세무대리계간 자격사 배출인원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세무대리인 수의 증가가 'Tax Sale' 등 탈세행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이쯤에서 자격사 배출인원의 적정규모를 논의해 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오상민 기자 osm1158@hanmail.net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