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민속주의 현 위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입니다."
"메이저 주류사의 화려한 홍보 전단만이 눈에 들어올 뿐, 올바른 주류문화를 찾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
대한주류공업협회가 지난 15일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2006 대한민국주류박람회를 개최했다.
'술과 문화의 만남을 통한 페스티벌'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행사를 마련해 술에 대한 정의와 올바른 이해를 돕는 한편, 우리나라 전통민속주의 활로 모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협회의 이같은 의지에도 불구, 실제로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 대다수가 술에 대한 정의와 이해력 증진보다는 박람회 중앙을 가득 메운 메이저주류사 부스에 관심을 갖고 밀집하는 등 화려한 이벤트와 경품 일색이었다.
전통민속주업체가 자리한 부스는 메이저 주류사에 밀려 박람회 한쪽 구석으로 밀려났으며, 그나마도 콩나물 심듯 빽빽하게 자리잡은 부스들로 인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데 실패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통민속주의 발전을 모색한다는 한국주류공업협회의 박람회 개최의지를 무색케 한 현상이었다.
더욱이 올바른 주류문화 창출이라는 박람회의 개최목적 역시 협회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재)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와 성균관석전대제보존회가 이날 선보인 향음주례(鄕飮酒禮) 시연은 옛 선인들의 음주문화를 되살려 흥청대는 오늘날의 술 문화를 경계하기 위해 마련한 흔치않은 광경.
이처럼 좋은 의지에도 불구, 박람회 첫날 이벤트관에서 시연된 향음주례는 옆 부스의 귀를 찢는 음악소리에 수차례 진행이 중단됐으며 시연회 중간 즈음에는 관람객이 한두명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이날 김문환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통해 밝힌 "다양한 우리 술과 건전한 술문화를 알리는 한마당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역시 기대로만 끝난 것이 아닌지 아쉬움 그 자체다.
실제로 국내주류시장의 환경이 이렇게 척박하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이같은 문제점 해소를 위해 정부당국의 아낌없는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윤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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