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를 세정에 참여토록 한다는 말인 것 같은데, 과거도 그렇고 지금도 그저그런 수사에 불과할 뿐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열어야 한다. 곳간 문 꼭꼭 닫아두듯이 닫힌 세정에서 과연 납세자가 어떻게 참여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취임일성으로 '따뜻한 세정'을 표방한 가운데 그 실천방안 가운데 하나로 '참여세정'을 밝혔으나, 납세자와 세무대리계의 반응은 이처럼 '반신반의'의 표정이 역력하다.
참여정부들어 '참여'란 단어가 여느 정부기관에서도 '최고의 미덕'이 됐으나, 국세청만큼 '참여세정'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는 기관은 흔치 않다.
열린 세정도 모자라 참여세정을, 두번씩이나 세정 슬로건으로 내걸 만큼 '참여'에 대한 국세청의 의지는 강렬하나, 뒤집어 보면 여전히 납세자의 세정참여가 그만큼 요원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실상 국세청이 납세자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며, 그 흔한 세정협의회의 개최시기 또한 지방청과 일선 세무서마다 제각각이다.
이는 납세자와 세무대리계로부터 협의회 개최목적의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납세자의 목소리를 접할 필요성이 있어서가 아닌 그저그런 친목모임으로 전락한 것이라는 비아냥마저 들려온다.
전 국세청장은 납세자의 세정참여를 이끌기 위해, 다양한 여론조사를 통한 납세자의 목소리를 직접 그리고 자주 듣는 것과 각종 국세통계자료를 개방할 것임을 밝혔다.
그간 시민단체와 조세계에서 이구동성으로 지적해 온 국세청의 정보 독점현상을 일정부문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세청장을 비롯한 각 지방국세청장들의 의지다.
일례로 현재까지 본청을 비롯 각 지방국세청에서는 매주 개최하는 각종 회의내용은 물론, 그 시기 또한 일체의 외부공개를 꺼리고 있으며, 심지어 자체 감사실적마저 공표하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관세청은 청·차장의 주요 활동계획 및 각 지방 본부세관의 업무계획을 공개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는 감사보고서까지도 손쉽게 열람할 수 있다.
공개하고자 마음먹는다면 언제라도 실현 가능한 자료들이다. 이쯤되면, 참여세정의 진의를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는 납세자와 세무대리계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참여세정, 거창한 것에만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당장 시행하는 결연한 의지가 절실하다.
윤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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