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신임 경제부총리가 취임사에서 의미심장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경제운용의 기조에 시장원리를 폭넓게 도입하면서 사회안전망을 동시에 구축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용을 늘리는 것이 정책의 1순위"라고 말했다.
권오규 부총리는 특히 "성장 때문에 고용이 늘어나고, 고용으로 분배도 개선됐던 경로가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면서 "고용을 배려하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오므로 기업투자가 늘어나도록 규제개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경제운용 '허점'을 새 부총리가 대부분 인정하는 뜻으로 이해될 수도 있으며, 그가 밝힌 이같은 정책기조는 옳은 처방이다. 그리고 경제정책 운용의 최고 수장이 현안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다행스런 부분이다.
그러나 권 부총리의 이같은 현실인식과 처방이 경제운용에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그는 부총리 직전에 경제정책의 실질적인 키를 쥔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다. 자리만 바뀌었지 경제운용의 기본 키는 계속 같은 사람이 잡고 있는 셈인데, 과연 자리가 바뀌었다고 해서 얼마만큼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경제해법에 관해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전례에 비춰볼 때 경제부총리가 과연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점도 의문이다.
"성장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고용으로 분배가 개선됐던 경로가 작동 안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분배'에다 '성장'을 전제조건화한 것으로,분명 이 정부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그의 경제정책기조가 언제쯤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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