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막을 내린 제3차 OECD국세청장회의는 국제사회속에서의 우리나라 조세행정 리더십과 위상을 잘 보여준 행사였다.
미국을 비롯한 중국 등 26개 OECD 회원국과 9개 비회원국, 3개의 국제기구가 참여한 이번 대회는 회원국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아시아지역, 그것도 한국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무엇보다 참가국들이 한목소리로 뜻을 모아 '서울선언'을 채택한 것은 이번 대회가 내실이 적지 않았음을 직접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다. OECD국세청장회의에서 '선언문'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국제적 탈세 및 조세회피에 대해 각 국이 공동협력을 통해 대처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이를 '서울선언'으로 명문화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참가국들이 일부 다국적기업들의 펀드를 이용한 조세조약 악용사례를 주목했으며, 원천지국 과세회피문제의 심각성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고 공동대처키로 한 것은 큰 쾌거다.
사실 원천지국 과세회피문제 등은 우리나라처럼 선진국 진입 문턱에 바짝 다가서 있는 나라일수록 상대적으로 관리에 허점이 많이 노정되는 맹점이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가장 절실한 현안과제였는데, 그것을 '서울선언'이라는 테두리 안으로 넣어 국제사회의 실천규범으로 안착시킨 것은 국제조세정책면에서 값진 과실인 것이다.
또 엔론사태와 비슷한 공격적 조세회피 조장자에게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기업최고경영자책임(corporate governance)에 대한 토의를 갖고, 주의와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른바 기업사냥을 일삼는 일부 다국적 기업이나 그 관련기업에게 경종을 울린 것으로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서울대회가 이처럼 내용과 위상면에서 내실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국력과 조세행정의 선진화가 국제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대회 성공에 경하를 보낸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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