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천사 같은 교장선생님

2005.10.17 00:00:00

허병록 세무사 (서석세무회계 대표, 국제펜클럽회원)


 

얼마전 나는 후원회 회장이란 신분으로 '광주진명중고교' 교장선생님으로 임명받은 천사같은 분의 '교장 취임식'에 참석해 모처럼 영광스러운 '축사'를 했다.

그동안 각종 행사에서의 축사는 자주 하는 일이었으나 근래에는 늘그막에 낯이나 내려고 앞장서는 듯싶고 후배들에게 아쉬운 소리하기도 싫어, 각종 자리에서 물러나 마음 편히 지내던 중 정말 오랜만의 나들이였다.

내가 그 학교의 후원회장이 되고 축사를 하게 된 것은 진명중고의 전신인 '광주희망학교' 시절부터 작은 도움을 줬던 이 심 선생이 교장으로 취임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 심 교장선생은 '45년 해방이후 6·25전쟁을 치르며 사람들이 정말 살기 힘들 때부터 집안 및 개인사정으로 정상적인 학교교육에서 소외돼, 가장 큰 서러움인 '못 배운 한'을 가슴에 묻고 어렵게 살아온 나이 많은 여성들에게 배움의 터전과 삶의 의욕을 제공하고 인생의 성공을 안겨준 이 세상 천사 중의 한분이다.

그분은 자신이 배우지 못한 설움을 안고 60년대 야학으로 시작한 '광주희망학교'를 다니면서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이수하고 당당히 대학교를 졸업한 후, 희망학교의 교사 및 운영자로 봉사를 하다가 자비로 평생교육법에 따라 졸업학력을 인정받은 '광주진명여중고교'를 설립하고, 이번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교사자격증을 취득해 본교 제3대 교장으로 취임한, 매사에 사심이 없고 열정적이며 입지전적인 분이다.

지금도 진명중고교에 가면 250명 학생 중 나이가 많은 여성이 대부분이지만 이 심 선생의 가르침 탓인지 모두들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고, 무엇인가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향학열기가 가득해 옆에서 보는 이나 가르치는 분들까지도 절로 신바람이 난다.

한 나라의 장래는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하는데 말못할 어려움 속에 정상교육을 받지 못해 배움에 굶주린 많은 이들을 위해, 이 심 선생같은 천사들이 이 땅에 많이 배출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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