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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 및 세법에서 영업 활동의 기본이 되는 재고자산(제품, 상품, 재공품, 원재료 등)의 평가방법은 재정상태의 표시뿐만 아니라 매출원가가 산출돼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며, 위의 두가지 이외에도 이동평균법, 총평균법 등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재고자산의 종류·영업장(소재지)별로 선택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기업이 수시로 그 평가 방법을 변경해 과세소득(법인세, 소득세로 직결)의 범위를 조정할 것을 우려해 사업연도전에 그 방법을 신고토록 하고 있으며, 회계학에서도 기간별 비교가 가능하도록 매기(每期) 계속해 적용되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변경하지 못하도록 해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보장토록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는 회계기준이나 세법의 내용을 소상히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와 관련해 다른 분야 세상사의 적용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이런 FIFO, LIFO의 방법 등이 우리 주변의 그 많은 서비스 현장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
예전부터 구정 등 명절을 앞두고 귀성 차표 등을 구입하는 그 긴 행렬들,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지만 공중전화기 앞마다 따로 선 줄들과 은행 및 관공서 등의 민원창구에서 먼저 도착(First Come)한 순서로 서비스가 먼저 제공(First Served)돼야 하는 것 등이다.
이미 은행 등에서는 멋있게 그 시스템(번호표 배부)이 확립돼 있고, FIFO 등의 확인과 조사일을 하는 국세청(세무서)의 민원창구에서 First Come, First Served(FCFS)가 잘 이뤄지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이용자(민원인)가 집중되는 시기나 장소에서는 더욱 FCFS가 확립되는 시스템(제도)과 관행(한 줄로 서기)이 체질화돼야 하며, 특히나 혼잡스러운 거리의 교통질서도 '새치기(끼어들기)'없이 지켜지도록 하는 여건의 조성과 캠페인이 필요하다.
또 한편 겉(Hardware)으로는 선입선출(FIFO, FCFS)이 지켜지는 듯해도, 그 내용(Software)까지 충실히 이뤄져 고객(민원인,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진사회로 가는 초석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 주변의 또하나 FIFO·LIFO의 기준을 생각해 볼 분야가 있다.
그것은 정부·공공기관 및 일반기업들에서 인사(人事)문제와 관련돼 이 두가지의 기준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느 조직이든 인력관리에서 중요한 화두(話頭)는 종사 직원의 차별화(差別化·Differentiation), 즉 우수한 직원은 진급·상여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 반대인 경우는 불리한 조치 및 조직에서 축출하는 일이다.
요즘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예전의 전통적인 고참우대(Seniority) 체제에서 능력·지식경영체제로 이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으며, 이 과정에서 FIFO의 우선 적용이 무너지는 상황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런 경우의 선입선출의 그 '출(出)'은 좋은 의미에서는 '진(進)'이 될 것이고, 그 반대인 경우는 '퇴(退)'의 의미가 돼 '선입선진' 또는 '선입선퇴'(이를 早進早退라고도 한다)라고 할 것이다.
그 조직(직장)의 밥그릇 수(경력)가 많은 선배가 먼저 올라(진급)가는 것이 모양새는 그럴 듯하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는 장점이 되고 있지만, 요즘은 그들의 능력과 미래의 잠재력(Potential)을 종합적으로 360°전방위(多面) 평가를 해 승진 여부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제는 선입선진(先入先進)이 아니라 여러 방법의 인력(인재)평가를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
원칙에 따라 조직의 구성원이 공감하는 평가에 따른다면, 새까만 후배가 선배를 제치고 진급을 하거나 중용되는 상황을 누가 뭐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래서 직급 파괴·서열 파괴라는 말이 벌써 우리 주변의 흔한 용어가 되고 있다.
회계학 등에서 재고자산의 평가와 손익계산의 기초로서, 그 자산(원가)이 얼마인가의 중요한 기준이었던 선입선출법 등은 건전한 선진사회로 가는 질서 확립의 중요한 원칙이기도 하며, 또한 인력(인재)을 평가해서 그 기업의 가치평가가 이뤄지는 등 여러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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