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으로 프리섹스가 유행하고 있고, 아침에 방영되는 텔레비전 불륜드라마가 국회에서까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요즘 유부남·유부녀 공무원간의 불륜소문을 접하면서 우울한 생각이 든다.
물론 사회의 시대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고, 신세대 공무원들이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그러한 불륜의 문제가 당사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신뢰를 추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감사분야에서 근무하면서 간혹 남녀간의 애정문제 사건을 봤다. 그 당시의 주요 문제유형은 남편(세무공무원)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것이고, 사안에 따라 징계조치하거나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은 공직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오늘은 좀 유치한 이야기지만 '지퍼 조심하세요'를 말하려 한다.
1)'77년도 전국을 훈훈하게 했던 선행 세무공무원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선행 사유는 시골 벽지에 근무하던 신규 공무원이 세금을 내지 않아 체납처분차 납세자의 집을 방문했다.
납세자의 사정이 워낙 딱한 것을 목격하고는 체납 세금을 받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연탄과 쌀을 들여놓고 돌아온 것이다.
감동을 받은 납세자는 이러한 선행을 지방언론사에 알렸고, 중앙일간지에도 선행 사실이 알려졌다.
이 선행공무원은 청와대에 초청을 받고 대통령 표창과 함께 승진의 영광을 안는다.
그로부터 10년후, 그 선행 세무공무원의 결혼식장에서 난동이 벌어진다. 신부가 아닌 다른 여자가 "내 뱃속에 있는 아이는 어떻게 할거냐?"며 결혼식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는 선행을 했던 그 세무서로 좌천됐고, 얼마후 영원히 국세청을 떠난다.
2)某 납세자로부터 긴급히 협의할 사항이 있다고 보자고 한다. 개인 재산이 2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인 오某 사장으로,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더욱 발전시킨 성실한 사업가였다.
"큰일났습니다. 아내와 이혼했는데 이혼한 아내가 탈세사실을 고발하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넉넉한 재산으로 아내는 2대의 외제승용차를 굴리며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어느날 아내의 불륜이 경찰에 적발된다. 상대는 아내의 초등학교 친구인 은행지점장.
불륜사건이 터지자 아내는 20여억원의 통장을 지니고 가출을 한다. 몇달후 아내가 돌아와 이혼을 요구해 이혼에 응했다.
이혼 얼마후, 이혼한 아내가 재산분할 청구를 해온다. 어이가 없고 기가 찬다. "재산의 상당부분은 선친의 상속재산이어서 그럴 수는 없고, 또한 너같이 부도덕한 여자에게는 턱도 없다"고 요구사항을 묵살했다.
아내의 다음 대응이 기가 막힌다. 그러면 탈세사실을 고발하겠단다.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의 대표이사들이 아내의 남동생들이라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긴급히 연락이 온 것이다.
"탈세액이 전 재산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탈세고발을 받든지 아내의 요구사항을 수용할지는 사장님이 판단하십시오"라고 의견을 말했다.
결국 아내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고, 연이어 처남들에게 같은 협박을 받아 재산의 대부분을 날려야 했다.
남녀의 사랑과 세금과 관련이 있을까요? 네!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세금은 사랑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 죽음까지 깊이 관련돼 있답니다. 언제 어디서나 지퍼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