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파워게임 된 관세사법 개정

2006.11.07 00:14:42


"본회뿐만 아니라 재경부 및 관세청에서 반대 의견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교부가 듣지 않고 있는데, 건교부의 행태를 보면 '조폭(組暴)'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박광수 관세사회장은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건교부가 재경부 입장도 아랑곳 하지않고 재경부 소관의 관세사법 개정을 추진하는데 견강부회식으로 밀어부치는 데 마치 '조폭'과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정과제로 채택된 동북아물류허브 건설을 목적으로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와 건교부 등이 종합물류기업의 통관대행을 허가토록 재경부에 입법을 권고함에 따라 이달 중 국회에 개정안 제출이 확정됐다. 현행법상 통관취급의 유일한 자격사단체인 한국관세사회에서는 전문직역분야인 통관업무가 영리활동 기업에 개방될 수 없다는 명분을 앞세워 강력 반대하고 있다.

 

앞서 박 회장의 정부기관을 상대로 위험천만 한 조폭성(?) 발언 수위에서 전국에서 활동중인 관세사들의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다. 관세사들은 특히, 관리감독기관인 관세청과  소관부처인 재경부에 대해서는 섭섭함을 넘어 분노마저 숨김없이 드러냈다.

 

부산지역 L 某 관세사는 "정부 위임 사무인 관세사 업무에 대해 감독만 할 것이 아니라 제도의 합리화를 통한 관세전문가인 관세사가 제역할을 할수 있도록 해 줄 책무가 있다."며,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영리기업 활동으로 통관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때 관세청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지가 의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의 K 某 관세사는 "재경부가 과연 관세사법 개정을 주관할 역량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며, "차라리 관세사법을 '물류법'으로 고쳐, 건교부나 산자부에 이관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파워게임에 밀리는 재경부인지 나몰라라 뒷짐지고 있는 재경부인지 따져 볼 참이라고 했다.

 

한국관세사회가 지난 9월 5일 창립 30주년을 맞은 임시총회에서 명예회원도 회장에 출마 할수 있도록 길을 텃다. 그것도 회원 만장일치로 회칙을 개정했다.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다.

 

박광수 회장은 당시 회원들에게 "관세사법 개정안의 개악(改惡)을 정부 관계자들에게 설명하면서 얼마나 나약하고 무력한지 절감했다"며 "힘 있는 사람을 회장으로 선출해 관세사계의 목소리를 보다 강력하게 정부당국에 관철시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회칙개정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명예회원 추대기준에 따르면 관세청장 및 재경부 장·차관을 역임하거나 이와 유사한 영향력을 지닌 인사들로, 관세사회가 이번 법안 개정 저지 과정에서 속칭 '말빨'이 안서 얼마나 속앓이를 했던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다. 앞으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법안 개정시 본래의 입법 취지와 다소 동떨어진 무리한 개정작업과 이에 반발한 이해당사자의 '말빨' 센 인사를 앞세운 저지 행동도 '힘의 논리'만이 판칠 우려가 다분하다.

 

건교부의 밀어붙이기식 법 개정작업으로 촉발된 이번 사안을 지켜보며 힘의 논리가 아닌 법리의 논쟁만이 '정석'이라는 금언을 다시금 되새긴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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