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런던시청 고용직 공무원 'Anny'
…(전략) 은행 앞 작은 광장 한복판에는 'Waterloo전쟁' 기념탑이 서 있고 그 앞에 그때의 주인공 'Wellington' 장군이 말을 타고 폼을 잡고 있는 동상이 나그네를 반긴다.
"콧대 높던 프랑스 꼬마 '나폴레옹'의 버르장머리를 단단히 고쳐준 장본인입니다. 그러니까 1815년, 벨기에의 동남쪽 워터루 지방이었습니다. '엘바섬' 감옥에서 야간도주한 '나폴레옹'이 12만명의 졸개들을 거느리고 침공을 해왔습니다."
"웰링턴 장군은 프로이센군의 도움을 받아 '나폴레옹'을 작살내 퇴위를 시키고, 본인은 1828년에 보수당에서 수상이 되셨습니다."
'웰링턴'동상아래에 서 있던 젊은 친구 '에니'의 설명이다.
나이는 고작 십칠팔세쯤 돼 보였다. 장발의 헤어스타일 하며, 럭비선수 유니폼 같은 상의, 아랫도리는 낡은 청바지에다 볼품없는 군화를 신고 있는 모습은 흡사 히피족이 되려다 멈춘 것 같고, 칼만 쥐어주면 깡패 똘마니 모습이다.
친구가 근무하는 곳에 놀러왔다는 친구 모습 또한 그와 비슷하다.
이런 모습과는 달리 그들의 역사지식이 놀랍도록 해박했다.
'이순신' 장군을 그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부끄럽다.
"직업이 무엇이냐?"하고 물었더니 그 녀석 또 한번 나를 놀라게 한다.
그는 런던시청 홍보실의 고용직 공무원이며 맡은 직책은 '웰링턴'장군의 동상 바로 옆에 설치해 놓은 Tems강 개발 홍보전시관을 지키고있단다.
검은 장갑차 모양의 소형 버스에 London Dockland에 관한 각종 홍보물과 동영상을 비치하고 관람객을 안내하고 있었다.
40분이 소요되는 영상물을 좀 보자 했더니 기꺼이 틀어준다.
문제는 그 후이다.
도중에 나오려고 두 녀석을 힐끔 쳐다봤더니 하루에 수십번 같은 일을 하는데도 우리보다 더 진지하게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다.
TV를 틀어놓고 자기들은 밖에서 노닥거리리라고 생각한 것은 기우였다.
하는 수 없이 그곳에서 40여분을 붙잡혀 있어야 했다.
차림새와는 달리 성실한 태도와 근무자세는 직급을 불문하고 좀 배워야만 할 것 같다.
(11) Scotland 와 Saint Andrews Golf 장
London이 회색빛 도시라면 Scotland의 주도(主都)인 Edinburgh는 검정빛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삼층으로 된 옛집들이 비바람으로 퇴색돼 마치 유령이라도 나올 것 같이 음산한 도시이다.
우리 제품을 발견한 때에는 오히려 "made in Korea. oh very good!"하면서 몇개 더 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중략) 역사책을 보면 11C부터 잉글랜드와의 항쟁이 시작된 이래 18C까지 서로 지배와 복종의 갈등을 겪어 왔다.
그래서인지 스코틀랜드에서 잉글랜드 칭찬을 잘못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반대로 잉글랜드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칭찬을 해주면 정말로 좋아했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간이주점 Pub(Public House)에서 "역시 Scotch는 England보다 좋다"고 했더니 공짜로 양주 한잔을 갖다 준다. 같은 수법을 시내버스 옆 좌석에 앉아 있는 아주 예쁜 아가씨에게도 써먹어 보았다.
"과연 스코틀랜드 아가씨는 잉글랜드보다 훨씬 아름답군요."
그 순간 아가씨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피우고 있던 담배를 발로 비벼 끄면서 다른 좌석으로 옮겨가버렸다.
아마 잉글랜드 출신 아가씬가 보다.
…(중략) Pub에서 닭고기로 점심을 때운 우리는 여기서 약 40㎞ 떨어진 해변도시이자 Golf 발상지로 유명한 'San't Andrews'까지 가기 위해 외국 손님들과 함께 관광버스에 올랐다.
Golf의 Gol 자도 모르는 일행 대부분은 별로 기분이 내키지는 않았으나 이미 코스로 정해진 때문에 할 수 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의 모든 Golfer들이 꼭 한번은 와보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한다. 앞으로 내가 골프를 친다면 골프 발상지에 가서 정식으로 신고하고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Golfer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골프장 주변에는 골프용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데 일행들은 거기서 귀국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골프장갑을 사고 있던 일행 중 한사람이 "made in korea. no no. I want made in England" 하고 외쳐댄다.
미친놈!
우리 제품을 발견한 때에는 오히려 "made in Korea. oh very good!"하면서 몇개 더 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반공교육보다는 애국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