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네덜란드 Amsterdam
풍차와 치즈, 튜울립 그리고 운하의 나라 네덜란드. 우리가 그곳을 찾은 것은 셋째 주말인 7월5일이다.
'HOVER SPEED'라고 불리 우는 배를 타고 일단 지난번에 왔던 프랑스 땅 Carais항에 도착했다.
배밑이 튜브로 돼 정박할 때에는 공기를 빼놓았다가 승객을 태우고 나서 다시 공기를 넣고 갑판위에 있는 프로펠러를 돌려 그 힘으로 항해하는데 무척 빠르다.
일반여객선이 두 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를 불과 40분만에 도착했다. 'Carais'에서 대기 중인 서독출신 욕심쟁이 기사 'Dieter Keil'이 운전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네덜란드를 향해 출발했다.
'세계에서 신이 만들지 않은 곳은 네덜란드 밖에 없다'라는 말이 있다. '낮은 땅'이라는 의미의 국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토의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아 그들의 선조들이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운하를 파고 풍차를 개발해 오로지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개척해 왔다.
…(중략) 유람선을 이용해 운하를 따라 두어시간 관광을 하는 도중에 나는 안내양의 모습을 스케치북에 그려 선물로 줬더니 동양의 유명화가로 착각한 것일까?
고마워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안내 아가씨가 보답으로 주는 샴페인 한병을 치즈와 곁들여 먹었다.
…(중략) 암스테르담에는 모두 1천292개의 다리가 있단다.
여기서 유명한 또 한가지는 바로 '벼룩시장'이다.
일정한 지역에 자기가 쓰던 물건을 가져와 팔거나 서로 바꿔가는 이를 테면, 미등록 소규모 개인 노점상인 셈이다.
우리도 그러한 시장을 운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략) 여기서는 대낮에 젊은 청소년들을 찾아보기가 힘이 들었다. 어디서나 인생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만 보였다.
그네들은 분명히 일할 때와 휴식할 때의 구분이 명확한 것 같았다.
국제도시 암스테르담의 밤은 지칠 줄 모르고 환락에 젖다가 간밤에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한 새벽을 맞고 있다. 우울한 사람은 암스테르담에 있는 'Entertainment' 거리를 한번가 보라고 권해드립니다. 거기는 정말 별의별게 다 있습디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자주 말하고 있는 '세계의 10년은 우리의 1년'이라는 말은 어딘가 모르게 졸속의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것 같아 듣기가 거북하다.
상상을 초월한 율동과 해학이 넘치는 night club의 live show가 찌든 인생의 주름살을 다리미질해 줄 것입니다.
그곳에서 목격한 장면을 여기에 공개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은 좀 심할 것 같아 생략하고 개인적으로 물어온다면 귀에다 대고 살짝 들려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18) 쾰른 대성당
서독 제4의 도시 쾰른은 서독 땅 북서쪽, 라인 강변에 있는 수상교통의 요지이다.
Duisburg에서 여행사를 경영하는 Mr.조의 안내로 '라인강'의 물빛을 구경하고 유명한 쾰른 대성당을 보기 위해 숙소를 출발했다.
충분한 시간여유만 있다면 동독을 거쳐 베를린을 가보는 것이 서독여행의 Hilight이지만 그럴 수 없는 처지가 아쉽기만 하다.
2차 세계대전때 대부분이 파괴된 쾰른 구시가에 우뚝 서 있는 고딕체건물인 성당의 시커먼 자태는 쾰른시의 상징이자 독일 최대의 성당이다.
1248년에 착공해 600년이 걸려서 완공했다는 이 건물은 졸속과 날치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어떤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자주 말하고 있는 '세계의 10년은 우리의 1년'이라는 말은 어딘가 모르게 졸속의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것 같아 듣기가 거북하다.
몇세대에 걸쳐서 차근차근 정성스레 만든 건물은 그만큼 튼튼하고, 정교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온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된다.
짓는데 600년이 걸렸다 하니 공사 진행 도중에 유적지가 되는 셈이다.
…(중략) 쾰른시를 빠져나와 '벨기에'의 수도 '부르쉘'로 가는 '히틀러'때 만들었다는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얼마나 첨부터 견고하게 잘 만들었는지 아직까지 한번도 보수하지 않았다는 기사양반의 설명이다.
쉴 사이 없이 고쳐대는 경부고속도로. 당초 공사비의 여섯배나 보수공사로 날렸다 하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