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장관 "대외경쟁 이기려면 세율 낮아야한다"

2008.03.01 09:27:27

"새로운 관점에서 조세체계 근본 개편할 시점"

“조세경쟁시대에는 저세율 정책을 취하는 것이 대외경쟁력에 유리하다. 저세율은 투자와 소비를 불러일으키고 투자와 소비는 다시 폭넓은 세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것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29일 청와대에서 장관 임명장을 받은 뒤 오후 7시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계는 지금 조세경쟁시대에 들어갔다”며 “WTO체제하에서는 R&D·환경·지역개발·농수산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정부 지원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각국이 세율을 낮추어주는 방식의 새로운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장관은 대만의 사례를 들며 “우리처럼 법인세가 25%였던 대만도 18.5%인 홍콩과 조세경쟁을 벌이면서 지난해 법인세율을 17.5%까지 낮췄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감세 혜택이 일부 대기업이나 부유층에게만 돌아가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법인세율을 내리면 법인세를 많이 내던 대기업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법인세율 인하는 종업원 급여 인상, 주주 배당 증가, 협력업체 배려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비 및 투자로 연결되기 때문에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또 “경제는 이렇게 선순환 구조를 갖추어야 잘 돌아간다”며 감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세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시점이며 올해와 내년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조세체계의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강 장관은 성장률과 관련해, “대통령 당선 이후 서브프라임 문제나 원자재값의 급등 등 대내외 경제상황이 새롭게 바뀌었다”며 “이런 문제들을 조금 더 점검해서 3월중으로 성장률을 포함한 새정부의 경제운용방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에 직면한 시점에 탄산가스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친환경 운송수단이 운하”라며 “민간이나 외국의 투자의사도 있는 만큼 정부 지원 없이도 건설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환율과 관련 “환율을 시장에 온전히 맡기는 나라는 없다”며 1985년 미 정부가 대일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화 가치를 급격히 절하시킨 프라자합의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뉴욕 재무관 시절 프라자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환율이 경제를 방어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경제주권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목도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IMF 회의에 들어가면 이들은 ‘환율을 시장에 맡기겠냐’고 질문을 했고, 그때마다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나라가 있으면 나에게 말해달라’고 오히려 되물었다”며 “IMF의 어떤 사람도 이에 대해 대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강만수 장관은 ‘긍정적인 사고로 도전하는 사람에 의해 역사는 이루어집니다’라는 제목의 직원 메시지로 취임사를 대신했다.

 

이 글에서 강 장관은 “기획재정부가 ‘섬기는 정부’의 수석부처가 되자”며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명히 국민에게 알리고 구체적인 행동계획에 따라 속도감 있게 일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세계사의 중심에 서느냐, 아니면 변방으로 가느냐의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며 직원들에게 “제2의 국운융성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
 

 



김영기 기자 ykk95@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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