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모습의 '납세자의 날'을 기다리며…

2011.03.10 09:09:06

崔 鐘 熙 기자

 '45회 납세자의 날' 기념행사가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거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포상 수상자와 가족, 국세청·관세청 공무원 등 1천여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했고 유명 영화배우와 아나운서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하지만 이렇게 잘 차려놓은 잔칫상을 두고 행사는 1시간여만에 끝나버렸고, 수상자로 선정된 규모있는 기업인들 외 정작 잔치의 주인공인 납세자들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잔칫상의 규모만 컸을 뿐잔치의 구색은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납세자의 날' 행사는 성실히 세금을 납부해 준 납세자의 명예를 드높이고 국민적 납세의식을 증진시키기 위해 마련한 기념행사다.

 

 따라서 "시민납세자가 모두 빠진 행사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한 한 공무원의 말을 곱씹어볼만하다.

 

 지난 2007년 처음 납세자의 날 행사를 도입한 서울시도 최근 모범납세자를 선정, 발표했다.

 

 국세청보다 무려 130배 이상 많은 222천여명의 모범납세자를 뽑았다.

 

 고액의 납세자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납세자도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면 사회적 존경과 우대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는 이처럼 '통큰 잔칫상'을 매년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범납세자들에 대한 혜택은 국세청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모범납세자가 시금고에서 대출시 최대 0.5%의 금리 인하해 주는 반면 국세청은 0.3%에 그치고 있다.

 

 이런 차이는 서울시가 시금고인 우리은행과 수차례 협상을 통해 0.5% 금리 인하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서울시는 모범납세자들에게 더 큰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목표로 우리은행, 서울신용보증재단 등과 새로운 '결합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역시 모범납세자, 특히 중산층 납세자의 납세의식을 배가하기 위한 조치다.

 

 국세청은 지난 1966년 발족한 뒤 이듬해부터 개청일인 33일을 납세자의 날로 못박았다.

 

 하지만 주인공 없는 축제가 이어지면서 행사의 의미는 갈수록 퇴색돼 가고 있다.

 

 이제 납세자의 날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

 

 모범납세자의 개념을 새로 정립해야 하고 수상자 선정기준도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국세청은 매년 변화없이 잔칫상을 차려내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주인공, 납세자를 위한 축제로 거듭나는 '납세자의 날'을 준비해야 한다.

 



최종희 기자 cjh@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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