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탄기국 폭력시위 때 어떤 선동 있었나

2017.03.17 08:49:12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날 폭력을 동반한 과격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경찰이 친박(친박근혜) 집회 핵심 관계자들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한 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정광용 회장, 사회자 손상대씨 등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인근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선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 등이 주축이 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지난해 11월19일부터 지난 11일까지 박 전 대통령 지지 및 탄핵 반대 집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집회 초기부터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 '계엄령을 선포하라' 등의 선동적 문구가 논란이 되고 시간이 갈수록 시민·경찰·취재진을 상대로 한 폭언과 물리력 동원이 문제가 됐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당일에도 안국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정 회장은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 흘리는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뉴시스 현장 취재에 따르면 정 회장은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직후인 10일 오전 11시24분께 행사를 돌연 중단시켰다. 이어 "질서, 질서" "지금은 우리가 화가 나지만 몸부림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발언으로 술렁이는 군중을 잠시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탄기국 측 연단은 극렬 시위의 지휘부가 됐다. 

 

 

 

연단에서 사회자 등이 마이크를 잡고 오전 11시53분께 "헌재로 쳐들어가자" "경찰을 처치하자" "뒤쪽은 청와대로 진격하고 나머지는 헌재로 가자" "돌격. 우리가 접수하자" 등의 발언을 하자 시위대는 본격적으로 헌재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정 회장이 연단에서 "거짓 기사 한 줄이라도 썼던 모든 기자들에 대해 색출 작업에 들어갑니다"라고 말한 뒤에는 취재진을 상대로 한 거침없는 욕설과 폭행이 도처에서 벌어졌다.

집회 참가자 이모(55·구속)씨는 당시 기자들의 머리를 알루미늄 사다리로 가격했다. 이외에도 언론인을 상대로 다수의 테러가 벌어져 많은 기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탄기국 측은 경찰과의 대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발언도 했다. 당시 시위대는 헌재 방향으로 진출을 계속 시도하면서 안국역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차벽과 차단벽으로 시위대의 진입을 막고 있던 상황이었다. 

탄기국 측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시위대에 전하면서 "탄핵 인용과 동시에 흥분을 못 이겨 저 더러운 XX들을 잡아 죽이려다 버스 위에서 떨어졌다. 고인의 죽음이 헛되게 해선 안 된다"고 외쳤다.

 

 

 

연단에서는 "오늘 500만이 아니라 가족이고 뭐고 다 불러라. 1000만명 모여서 이런 X같은 XX들 전부 다 처벌해야한다"며 "돌아가신 두 고인을 위해 청·장년 50명 정도만 오세요. 저 버스 다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발언이 계속 마이크를 통해 울려나왔다.

탄기국 측은 경찰 버스를 밧줄로 잡아당기고 버스 위에 올라 태극기로 경찰을 폭행하는 시위대를 흥분시킬 수 있는 선동도 이어갔다.

장기정 청년자유연합 대표는 "우리가 항상 집회에서 구호만 외쳤으니까 지금 어떻게 됐나. 한 번 이라도 우리의 분노를 표출한 적 있나"라며 "한 번이라도 물리적으로 우리가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여기 죽기를 각오하고 온 것 아닌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장 대표는 "우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저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진격하십시오" "우리는 울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뒤 마이크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손상대 사회자 등 연단에서는 "명령에 좀 따르라. (경찰)버스를 넘겨야 갈 것 아니냐" "마구잡이로 가면 죽는다. 장정 50명이 가서 버스 넘기고 퇴로 만들면 그때 가서 다 가면 되는데 버스도 못 넘기고 빠지면 어쩌자는 것이냐" "50명도 안 되는 데 뭘 쳐들어간다고" "따지지 말고 빨리 가라" "50명 빨리 가서 버스 넘기고 그 다음에 돌격이다"라며 주춤거리는 시위대를 질책하기도 했다.

 

 

 

사회자들은 시위대가 경찰 버스에 밧줄을 묶어 넘어뜨리기 위한 시도를 하는 동안 방송으로 "으샤" "으샤" 하는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이날 집회 과정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탄기국 측은 추가 피해자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측에서도 33명(경찰관 9명·의경 2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정 회장 등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15일 박사모 카페에 글을 올려 "저는 행사 시작 때 무저항 비폭력을 얘기했다. 그러나 집회 중 탄핵이 인용됐다는 뉴스가 나오자 일부 군중이 흥분하기 시작했다"며 "일부 과격 단체를 비롯해 몇 몇 분들이 주최 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단상에 올라오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마이크를 빼앗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당일의 동영상을 세밀히 분석했다. 아무리 봐도 제가 선동을 한 혐의가 될만한 장면도 발언도 없었다"면서 "사유가 되지 않는데, 구속시킬 방법도 없을 것이다. 무저항 비폭력 정신으로 평화 집회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기자 info@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