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에 공제 축소 반대 공식의견서 제출
"단순 제도정착 혜택 아냐…납세협력에 대한 최소한의 실비 보전 성격"
"서면신고 증가로 행정비용·징세비 대폭 증가 초래 우려"
한국세무사고시회(회장·이석정)는 전자신고세액공제 축소를 반대하는 공식의견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고시회는 의견서에서 “전자신고세액공제는 제도 정착을 위한 단순한 시혜적 제도가 아닌 납세협력에 대한 최소한의 실비보전 성격의 제도”라며,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는 전자신고세액공제 축소 내용이 담겼다. 양도소득세를 제외한 종합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전자신고분 세액공제를 폐지하고 공제한도도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고시회는 성명서에서 “양도소득세외 전자신고대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고납세 세목을 폐지하도록 하는 것은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사실상 폐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자신고세액공제는 단순히 제도의 정착만을 위한 혜택이 아니다”라며 “전자신고는 서면신고와 비교할 때 상당한 국세징세비용의 효율화에 기여한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면신고는 접수된 신고서를 다시 스캔해 보관해야 하는데 전자신고는 이러한 수고를 덜 수 있고, 전자신고시 세정당국이 사전에 다양한 형태의 오류를 검증할 수 있는 반면에, 서면 신고하는 경우 이러한 검증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고시회는 “전자신고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용됨에 따라 과세관청은 전산입력·오류 검증 등 업무를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막대한 행정비용을 절감하게 된 반면,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은 전자신고에 필요한 전자신고시스템의 도입, 전문 인력비, 전산운용비 등의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게 됐다”고 짚었다.
따라서 “전자신고세액공제의 성격은 제도 정착을 위한 단순한 시혜적 제도가 아닌 납세협력에 대한 최소한의 실비보전 성격의 제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현행 세액공제액은 이러한 실비를 보전하기에도 부족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납세자 및 세무대리인의 반발도 우려했다. 고시회는 “전자신고가 납세자의 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이유는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역할이 지대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것은 세정 동반자인 세무대리인의 역할을 폄훼하고 경시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고시회는 “납세자 및 세무대리인의 납세협력에 대한 지원제도가 사라져 유인이 없어지는 경우 납세자는 복잡한 전자신고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서면신고가 확대돼 과거로 회귀할 우려가 상당하고, 세무대리인의 경우 그동안 세정의 조력자로서 느끼는 상실감과 허탈감이 커 서면신고가 증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서면신고의 증가는 세정당국의 수동 전산입력 수요 증가 및 오류검증 등으로 과세행정에 있어 어려움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행정비용 및 징세비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고시회는 더 나아가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신고 외에도 전자세금계산서제도, 현금영수증제도 등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제도들이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세정협력에 대한 노력이 바탕이 돼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제도가 도입·정착되고 있는 만큼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세정협력 노력에 대한 지원(전자신고 세액공제, 신용카드 등의 사용에 따른 세액공제 등)을 법제화해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고시회의 입장이다.
고시회는 ”따라서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축소할 것이 아니라, 실비를 보전하는 현실적인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세무대리인의 경우 공제한도(개인 연 300만원, 법인 연 750만원)를 현행 물가수준에 맞도록 상향하고 특히, 세무법인의 경우 법인별 지점 수를 고려해 공제한도를 늘려 정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자세액공제의 성공적 운용과 정착이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노력에 의한 결과물임을 인지하고 더욱더 안정적으로 운용돼 효과적인 세무행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전자신고세액 공제 한도를 확대해주는 등 납세자와 세무대리인의 실비를 보전해 주는 노력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