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관세 회피 목적…아마존 등에서 판매
고세율의 반덤핑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베트남산 매트리스를 한국산으로 속여 미국으로 수출한 업체가 세관에 적발됐다.
서울본부세관은 관세법 및 대외무역법을 위반한 혐의로 A씨 등 3명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74억원 상당의 중국·베트남산 매트리스 24만7천753개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 등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A씨 등은 중국·베트남에서 수입한 매트리스에 표기된 원산지 표시를 제거하고 한국산으로 라벨갈이를 한 후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총 511회에 걸쳐 미국으로 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일당은 고세율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산과 베트남산 매트리스보다 기본세율(3%)이 부과되는 한국산 매트리스의 수요가 높은 점에 착안해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반덤핑 관세는 교역상대국이 상품을 생산비나 시장가격 이하로 수출(일명 ‘덤핑’)한다고 판단할 때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부과하는 관세다. 미국내 매트리스 반덤핑 관세는 중국산 97.78%, 베트남산 144.92%으로 매우 높다.
이번에 적발된 매트리스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한국산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매트리스 수입·가공·수출업체 대표인 이들은 원산지 세탁에 관한 세관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상호 공모해 매트리스 수입부터 라벨갈이, 수출까지 개별 사업자를 내세우는 지능적인 범죄를 기획했다.
그러나 서울세관은 압수수색과 수출입 실적, 매입·매출 내역 분석을 통해 매트리스 수입업체와 수출업체가 실질적인 한 업체로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점, 또 다른 공모자인 매트리스 가공업체에 라벨 갈이를 의뢰한 점 등 조직적으로 분업한 이들 범죄행위를 밝혀냈다.
서울세관은 최근 해외시장에서의 한국산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등에 부과되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한국산으로 가장해 수출하는 행위가 증가할 것이 예상돼 이번 수사를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세관은 “앞으로도 저가·저품질의 외국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수출해 국격을 훼손하고, 선진국의 무역장벽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원산지 세탁 기지로 활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국산 둔갑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출입물품의 원산지 표시 위반행위를 발견하는 경우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적극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