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풀리고 사업증빙 조작" 금감원, 한계기업 조기퇴출 착수

2024.11.26 14:53:49

한계기업 징후 회사 종합분석

올해 일부기업 재무제표 심사

내년 이후 심사·감리 규모 확대

 

상장폐지 회피를 위해 실적을 부풀리는 회계분식을 하는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적발되자, 금융감독원이 한계기업 징후 기업에 대한 선제적 회계감리(심사)에 착수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미만' 상장기업 수는 2018년 285개에서 지난해 467개로 63.9%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한계기업의 조기퇴출을 유도하기 위해 한계기업 징후가 있는 회사에 대한 선제적으로 회계감리(심사)를 착수하고, 회계처리 위반 확인시 신속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를 위해 한계기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인 △관리종목 지정요건 근접 △연속적인 영업손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자금조달 급증 △계속기업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한계기업 징후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안에 징후가 있는 한계기업 중 일부에 대해 재무제표 심사를 착수할 예정으로, 심사·감리 결과에 따라 내년 이후 심사·감리규모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심사·감리과정에서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의심되는 사항은 조사부서 등과 공유해 종합적으로 총력 대응할 계획도 세웠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재무제표 감리 결과 검찰고발 또는 통보조치가 있는 경우 한국거래소의 상장실질심사 대상이 되며, 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 폐지될 수 있다.

 

금감원이 이날 밝힌 최근 한계기업의 회계위반 사례를 보면, 한 코스닥 상장사는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특수관계자에게 상품을 일회성으로 공급해 매출을 부풀리고 대금을 대표이사 차명계좌로 회수했다. 

 

또다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매출액 미달(50억원)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제조하지도 않은 가공의 제품을 특수관계자에게 정상적으로 판매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매출을 높였다. 

 

C코스닥 상장사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회피하기 위하여 실제하지 않는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증빙을 조작했다.  D코스닥 상장사는 관리종목 지정 회피를 위해 매출채권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유상증자 명목으로 해외 종속회사와 해외 차명회사를 거친 위장거래로 대손충당금을 환입해 당기순이익을 부풀렸다.

 

이미 판매 후 출고된 재고자산을 허위로 회계처리하거나, 연구·개발 단계가 구분되지 않아 당기비용 처리해야 하는 연구 관련 지출액을 개발비(자산)로 하여 당기순이익을 부풀린 기업들도 있었다. 

 

 

금감원은 올해 외부감사인에 회계부정 가능성이 있는 한계기업에 대해 엄정한 감사를 수행할 것을 강조하고, 3대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부실기업의 자본시장 퇴출 등 시장 선순환을 위해서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감사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회계부정 가능성이 높은 한계기업에 강화된 감사절차를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관리종목 지정요건 근접, 계속기업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회계부정·오류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문가적 의구심을 갖고 감사를 계획·수행하고, 회사가 제시한 증빙·진술에 대한 면밀한 검증과 심도있는 분석적 검토를 통해 특이사항 유무를 확인하는 강화된 감사절차를 적용해야 한다. 

 

또한 한계기업의 매출급증 등 특이거래 관련 증빙을 확보할 것도 강조했다.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한계기업은 감사인지정 회피 등을 위한 고의적 회계분식의 유인이 있으므로 기업의 매출급증, 재고자산 이전, 통상적이지 않은 회계처리의 경우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빙 확보를 통해 감사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기술특례상장기업’의 경우 특히 매출액 등에 대한 강화된 감사절차 적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부정행위 보고절차 준수를 당부했다. 외부감사 수행 과정에서 부정행위, 법령위반,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을 발견하는 경우 외부감사법에 따라 감사(감사위원회)에 통보하는 등 관련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감사인의 통보내용에 대한 회사의 조사 과정 및 결과에 대해서도 감사보고서 발행 이전에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유관기관을 통해 한계기업에 대한 회계감리 강화방안과 외부감사시 유의사항을 회사 및 외부감사인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내달 중 회사 및 외부감사인 대상 설명회를 개최해 한계기업의 감리지적사례, 외부감사시 유의사항 등을 안내키로 했다.

 

금감원은 신규 착수한 한계기업에 대한 심사·감리결과를 분석하고, 내년에도 한계기업에 대한 심사·감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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