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함에 따라 국세청을 비롯한 중앙부처 연말 인사가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만큼 인사 격랑을 예고.
국세청은 매년 상·하반기 고공단 인사를 시작으로 서장급 전보인사를 단행 중으로, 올 연말 또한 부임 1년차를 맞은 1·2급 지방청장 및 고공단 인사와 연말 명예퇴임 등에 따른 후속 세무서장급 인사가 줄줄이 대기 상태.
특히 고공단 인사는 1급 승진과 맞물려 있어 대통령의 재가가 필요한데,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됨과 동시에 국무총리 대행 체제로 전환되더라도 산적한 국정 사안을 감안하면 연말 고공단 인사는 사실상 순연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
다만, 서장급 이하 전보인사의 경우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정례화된 만큼 올해 연말을 넘기지 않고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국세청은 6급 이하 직원 전보인사는 내년 1월17일자로 단행할 것임을 예고.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고위직 인사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있었는데, 당시 국회는 2016년 12월9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으며 이보다 하루 앞선 12월8일 국세청 고공단 전보인사가 12월16일자로 단행되는 등 정치적 격동 시기에도 고공단 인사는 순조롭게 마무리.
국세청은 또한 1주일 뒤인 15일 서장급 전보인사를 12월22일자로 발표하면서 평년보다 조금 앞당겨 정기인사를 마무리 짓는 등 탄핵정국 속 어수선한 공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연초부터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는 분위기로 전환.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은 강민수 청장 주재로 지난 4일 간부회의를 열어 당면 현황을 점검한데 이어, 이튿날인 5일에는 국세청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국세청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 하나는 제대로 잘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것을 각별히 지시하는 등 업무 분위기를 다잡는 분위기.
연말 정기인사가 지체되거나 순연될 경우 인사대상자들의 동요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고공단 인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
이와 관련, 국세청 한 관계자는 “고공단 인사의 경우 대통령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2016년 연말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에 한참 앞서 고공단 협의를 마무리 짓고 재가가 났기에 가능했으나, 지금은 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고공단 인사가 언제인지는 불투명하다”고 귀띔.
다만, 이 관계자는 “국세청은 일선 현장 기관으로,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서장급 이하 인사의 경우 국세청장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만큼, 연말 인사 수요와 업무 연속성을 감안해 일정대로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