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성장률 0.1% 그쳐
한은, 올해 성장률 0.2%p 하락 추정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한국 경제의 경제적 손실이 7조3천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4분기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에 그친 데다, 올해 성장률도 내수 부진으로 0.2% 포인트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도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결과를 분석한 결과, 소비·투자를 합한 내수 증가율은 0.7%에 그쳤다. 지난해 성장률(2%)의 3분의 1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1.9%p)과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1.2%p) 이후 최악의 내수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4분기 성장률을 0.5%(전년 대비 1.7%)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1%, 전년 대비 1.2%로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연간 GDP는 2천289조원으로, 한국은행의 전망치(2천292조원)와 비교해 2조6천983억원 차이를 보였다.
올해 성장률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0.2%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성장률 0.2% 포인트 하락에 따른 GDP 감소분은 대략 4조5천778억원에 달한다. 실제 계엄 이후 가계와 기업의 경제심리지수는 경제위기 수준으로 급락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대비 12.3 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18.3p)과 글로벌 금융위기(△12.6p) 이후 최대 낙폭 기록이다.
지난해 4분기 GDP 감소분(2조6천983억원)과 올해 경기 하방효과(4조5천778억원)를 합하면 단순 계산하면 대략 7조3천억원에 달한다. 계엄쇼크에 따른 환율 급등,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 충격과 대외신인도 하락 등 간접 효과는 제외한 수치다.
경제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성장기여도를 보면 4분기는 제로, 연간으로는 0.4%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장기(2000~2023년) 평균 0.8% 포인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안도걸 의원은 "우리 경제는 2분기부터 사실상 성장이 멈춘 상황"이라며 "계엄쇼크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급락한 경제 심리가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면 올해 성장 추세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4분기 계엄쇼크가 올해 성장모멘텀 자체를 훼손하지 않고 경기에 대한 기대심리가 긍정적으로 전환하려면 추경 편성은 최대한 빨리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