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분식회계 長期감사 탓 아니다" 강변

2003.10.13 00:00:00

금감원 국정감사서 의원 집중질타 정면부정


기업의 분식회계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회계법인의 인식은 아직도 전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회계법인 대표들이 한결같이 장기 감사가 부실 감사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자신들의 입장만을 옹호하고 나선 데 따른 것. 이는 최근 재경부가 회계개혁안으로 6년이상 한 기업에 감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덤핑을 통해 회계감사 가격을 떨어뜨리지 말고 전체적인 감사의 품질을 높이는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회계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투입해야 하고, 회계사 수도 늘려야 하는데 감사보수가 너무 낮아 인원 증원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오찬석 영화회계법인 대표는 이훈평 민주당 의원이 '장기감사가 기업과 회계법인간의 유착관계로 이어져 분식회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장기간 감사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분식회계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세계 굴지의 석유회사는 77년간 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은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주로 SK글로벌과 SK해운의 분식회계가 집중 거론된 가운데, 장기 감사가 결국 분식회계를 낳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질타가 대부분이었다.

의원들은 회계법인의 감독을 강화할 것과 허위감사 보고에 대한 회사 대표자 및 관계자, 그리고 회계법인의 처벌도 강화해야 하며, 검찰에서 먼저 분식회계를 적발함으로써 금감원의 감독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아울러 제기됐다.

분식회계 근절을 위해 증권선물위가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한 회계법인에 대한 조직감리업무를 금감원으로 다시 환수하는 방안 검토도 금감원으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이 업무를 위탁받아 현재 시행 중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지만, 당장 업무를 환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과정에 회계법인과 금융기관의 방조가 한몫했다는 지적이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제기됐다.

엄호성 의원 역시 "투명성과 경제질서의 책임성이 담보돼야 할 외부 감사기관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위·변조된 관련 서류들을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일 만큼 대기업과 회계기업간 유착이 돼 있다"고 질타했다.

검찰이 먼저 SK글로벌의 분식회계를 적발해 금감원의 부실 회계 예방 및 적발 등 감독기능에 문제가 있어 이의 구체적 방지방안을 물은데 대해, 이정재 금감원장은 대기업 등의 회계업무파트에 회계사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럴 경우 회계사의 수요가 증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공인회계사회 등과 협조해 수습회계사들에 대한 교육과 연수 등을 철저히 해 회계사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기업과 회계법인간 유착관계를 끊기 위해 회계감사 공적펀드를 만들어 감사인에게 감사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제안과 회계법인에 대한 조직감리를 금감원이 직접 하고, 조직감리 시기를 명문화시켜 피감사기업이 100개이상인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매년 실시하고 100개미만인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3년에 한번씩 조직감리를 실시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시됐다.

한편 정무위는 금감원에 대한 국감에서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이승권 SK해운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번 국감에서 나오지 않아 지난 10일 금감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재차 부르기로 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이승권 SK해운 사장은 현재 SK글로벌과 SK해운에 대한 분식회계 문제와 비자금 사건 등으로 인해 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참석했다.


채흥기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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