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집 사지말고 기다려라" 논란

2006.11.10 17:25:32

청와대가 10일 내놓은 "지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담은 부동산 대책 관련 글이, 부동산 값 폭등 조짐이 계속되는 흐름속에 초조해하는 집없는 서민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글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사를 게재한 언론사 인터넷이나 포털 사이트에는 "정부 말 믿고  집  안 사고 기다리다 5개월 만에 5천만원이나 올랐다" "오히려 지금이 집을 살 적기이다" "정부 발표 반대로 하는 것이 정답이다"는 비판성 댓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글의 당초 취지는 정부 부동산 정책에 따라 양질의 값싼 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되는 만큼 정부 정책을 믿어달라는 뜻이었지만 "지금 집을 샀다가는 낭패를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부각되면서 부동산 정책에 불신감을  가져온  서민들을 자극해 오히려 반발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글은 이날 오전 홍보수석실 명의로 청와대 인터넷 사이트인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됐다. 경제수석실이나 경제보좌관실이 아니라 홍보수석실이 나섰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책 설명이나 제안보다는 홍보적 측면에서 기획됐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은 전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가 끝난 후 회의에 참석한 이백만(李百萬) 홍보수석 책임 아래 홍보수석실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전날 회의에서 지금까지 추진해온 투기 억제를 위한 여러 조치들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고, 저소득층 주택 공급을 확대하라는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글의 초점은 전날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됐던 '양질의 값싼 주택, 대량 공급'에 맞춰졌고, 집값 상승에 불안해하는 서민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쪽에 방향을 맞추는 쪽으로 잡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글이 대통령  지시에 따른 글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은 아니며, 부동산 회의에 참석했던 홍보수석의 책임 아래 홍보수석실이 판단해서 준비됐다"고 밝혔다.

이백만 수석은 이와 관련,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고, 지난 주말부터 구상을  했고 글을 쓰는데 3∼4일 걸렸고 최종 데스크도 내가 직접 봤다"고 설명한  뒤  "이번 청와대 브리핑도 과거처럼 북핵 사태 등 현안이 있을 때 마다 발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글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부동산 공급과 관련해서는 그간 부동산 정책에 공급정책이 포함돼  추진돼  왔는데, 이번에 마치 새로운 정책을 쓰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잘못됐다는 점과 또 하나는 정책은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는 점에서 언론을 포함한 정책환경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보수석실은 해당 글을 통해 '양질의 값싼 주택, 대량 공급'에 초점을 맞춰 차분하게 홍보하며 시장의 합리적 판단 근거를 제시하기 보다는, 오히려 '부동산세력'을 비판하는데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집 사려거든 기다리세요"라고 까지 촉구해 정책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집값이 오르는 현실에 좌절하는 서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평이 청와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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