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란전에서 패한 뒤 카타르 공격수인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선수의 부재를 패인으로 꼽은 점을 두고 오해라고 해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에스테그랄 호텔에서 소리아 발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란전에서 0-1로 무기력하게 패한 뒤 벌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체조건의 열세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어서 패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소리아는 우루과이에서 카타르로 귀화한 공격수로 지난 6일 한국전에서 출중한 기량으로 우리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 발언은 하루 사이에 큰 논란을 불러왔다.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수 랭킹 1위를 달리는 손흥민(토트넘)과 K리그 쟁쟁한 공격수들을 놔두고 소리아의 이름을 꺼낸 것은 이들을 모두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손흥민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를 언급하면서까지 (우리 선수들)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쉽다"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흘러가자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리아 이야기가 나온 것은 경기 날 아침 지동원에게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저돌적이고 적극적으로 소리아가 했던 것처럼 해라'고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소리아 한명이 카타르의 모든 공격을 하고 우리 선수들을 괴롭혔기에 장점을 접목하고자 했던 것이다. 나도 과르디올라 지도력의 장점을 가져오는 것처럼 상대편이지만 본받아야하는 부분을 얘기한 것인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면서 "그런 선수와 같은 플레이를 분석하고 준비하자는 의미였지 내가 우리 선수들 대신 소리아를 선택하겠느냐. 그럴 것 같으면 메시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아가 "서양 문화에서는 잘 안 풀릴 경우 경기장 안에서 서로 욕도 하고 부족한 점을 스스럼없이 얘기한다"면서 "한국은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너무 강한데 경기장 안에서는 강하게 얘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소리아 외에도 평소 보기 드물었던 몇몇 거친 발언들을 의식한 듯 "경기가 끝나면 감정적이 된다. 상대방에게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면서 "손흥민이 경기가 안 풀리면 감정이 격해져 물병을 차 비난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처럼 나도 감정이 격해진 부분은 있었다"고 자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과가 안 좋은 상황에서 비난이 시작될 때 오해의 논란으로부터 선수단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더 이상은 불필요한 잡음이 들리지 않기를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