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청렴수준을 나타내는 부패지수 조사에서 한국이 아시아 16개국 중 6위에 올랐다. 국세청의 재벌 지배력 약화·상속세 강화 등을 포함해 정부 정책이 부패지수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5일 공개된 ‘2020년도 아시아부패지수’에서 한국이 10점 만점에 5.54점을 기록해 9년 만에 5점대로 재진입했다고 27일 밝혔다.
평가점수는 전년 대비 0.62점 개선돼 국가별 순위가 2단계 상승했다. 1, 2위는 각각 싱가포르와 호주가 차지했고 한국 다음으로는 마카오, 미국, 중국 등이 순위를 이었다. 청렴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에는 인도가 꼽혔다.
이번 조사는 홍콩의 기업컨설팅기관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PERC)가 미국·호주 등 아시아 각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기업인 총 1천79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설문을 실시해 발표했다. 0~10점 중 점수가 낮을수록 청렴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며, 점수는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의 개별 원천지수로도 반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홍콩과 함께 부패인식 개선에 성과를 보이는 국가로 꼽혔다. 지난 2012년 11위였던 한국은 청렴수준이 꾸준히 올라 2016~2019년 8위를 유지하다 올해 6위를 달성했다. 이와 관련, 정부 부처별로 펼친 정책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우선 국세청은 상속세 강화 등을 비롯해 재벌 지배력 약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세청은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 근절’을 목표로 고액자산가의 상속세 검증을 확대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펼친 바 있다.
또 '상속세 신고기한 내 사전안내'를 지난해 최초 실시하는 등 성실신고 지원체계를 강화했다. 내부적으로는 ‘공정·투명세정’을 운영방침 중 하나로 삼아 청렴콘서트·청렴수기 공모전 등 청렴문화 조성을 위한 시책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정부기관 중 교육부의 유치원 3법 제정, 법무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도 부패지수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박은정 국민권익위 위원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그간 민·관이 함께 반부패 개혁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반부패 정책 총괄기구로서 반부패·공정 개혁이라는 소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