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중고거래사이트 암표상,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업자
대리 티켓팅 전문 암표업자, 직접 예약링크 판매업자 등 대상
수익내역, 자금흐름, 은닉재산 신속하고 절처하게 검증
인기 스포츠 경기의 입장권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후 수십 배의 이윤을 덧붙어 판매하는 등 일반인들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아 온 암표업자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가 전격 착수된다.
국세청은 6일 단순한 질서 위반의 수준을 넘어 국민 개개인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으며 이득을 챙겨 온 암표업자들의 암표행위와 탈루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암표업자들로 인해 인해 권리를 빼앗긴 팬들은 큰 상실감을 토로 중으로, 한 블로거는 “암표로 000에서만 한 달간 1천500만원 벌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을 줄 알아야 한다. 난 이제 결혼 준비하러 간다.”는 조롱 섞인 게시글을 남겨, 좌절했던 팬심에 분노마저 일으켰다.
특히, 이들은 10만원 수준의 입장권 가격을 수 백만원에 판매하면서도 단 한 푼의 세금신고도 하지 않는 등 탈루혐의가 짙은 실정이다.
실제로 주요 티켓 거래 플랫폼의 판매 인원 가운데 상위 1%에 해당하는 단 400여명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거래를 독식하고 있으며, 이들의 1인당 연간 거래금액은 정규직 대졸 초임을 훌쩍 뛰어넘는 6천7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임광현 국세청장은 취임 후 가진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국민의 일상을 해치는 민생침해 탈세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그 일환으로 순수한 팬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온 대표적 민생침해 업자인 암표상들에게 확실한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이 이번에 착수하는 조사대상은 주요 티켓 거래 플랫폼 상위 1% 판매자의 인당 연간 판매 건수인 280여 건을 크게 상회하는 전문 암표상들 가운데서도 가장 탈루혐의가 짙은 자들이다.
이들은 공적 책임감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저버린 채 암표거래를 지속한 공공기관 근무자,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해 체계적인 전문조직 및 협력업체를 갖춘 기업형 암표업자에 이르기까지 총 17개 업자들로, 수만 건 이상의 거래를 통해 최소 200여억원이 넘는 암표를 유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세청이 조사에 착수한 암표팔이 가운데 온라인·플랫폼·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암표업자가 우선 포착됐다.
온라인 암표업자의 전형인 중고거래형 업자들은 입장권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단순한 수익구조로, 팬덤 문화와 중고거래 플랫폼의 성장에 편승해 이들의 영향력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조사대상자들은 수년에 걸쳐 4만건 이상의 주요 입장권을 확보한 후 정가의 최대 30배 가량에 달하는 폭리를 취하면서 암표를 판매했으며, 일부는 중고거래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판매 내역이 드러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대금을 개인 계좌로 수취한 후 ‘판매 완료’ 처리를 하지 않은 채 티켓 판매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수익을 은닉했다.
티켓 구매를 대신해주는 대리 티켓팅 전문 암표업자도 세무조사 포함돼, 이들은 전문 노하우를 갖춘 암표업계의 프로선수로 조직적인 사업체로 발전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대리 티켓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을 과소 신고하고, 고가의 외제차를 몰면서 부당하게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았으며,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입금액을 분산하고 세금을 축소하거나 빼돌린 소득으로 수억원대의 국내·해외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불법 예매를 가능하게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업자가 암표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티켓팅 전쟁은 초단위 경쟁을 지난 사람의 능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양상을 보이는 등 매크로가 없는 예매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매크로 예매 티켓의 상업적 유통에 따른 단속을 피하면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티켓 예매희망자에게 직접 판매하며 불법 책임을 분산해 왔다.
조사대상자는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온 것으로 추정되며, 수천 건의 판매 이력을 자랑하면서도 수익은 차명계좌 등으로 받아 신고 누락하는 등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예매처의 대응이 강화되고 각종 제재가 도입되자, 대기열 우회로 ‘온라인 새치기’를 가능하게 하는 URL인 ‘직접 예약링크(직링)’가 암표업자의 새로운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업자들은 직링의 효율성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면서 링크주소를 판매하고 개인 계좌로 현금을 받은 후 무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조사국장은 “이번 세무조사는 민생과 시장질서에 미치는 파급력과 시급성을 감안해 암표업자들의 수익 내역과 자금흐름은 물론, 은닉재산 유무 등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검증하는데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금융추적과 FIU 정보 등 가용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암표판매와 관련된 현금거래를 빠짐없이 확인하는 등 정당한 세금을 추징해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해를 끼치는 악의적 영업행태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탈루행위에 대해 선제적으로 포착해 엄정 대응 하고 있다.
앞서 주식시장 불공정행위와 생활물가 교란행위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에 이어, 최근에는 캄보디아 범죄와 연루된 관련 국내법인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세무조사 착수하는 등 민생침해 탈세 범죄에 대해서는 기민하면서도 엄정하게 대응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