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14일 이후 권리 등 취득하거나 거래한 투자조합이 대상
기본사항, 총 출자금, 조합의 권리 등 보유·거래 현황 등 제출해야
제도시행 첫해, 올해는 미제출 가산세 없어…"자발적으로 성실 제출"
배우자로부터 투자자금을 증여받은 후 자금출처 소명을 피하고자 투자조합에 출자하거나, 투자조합의 출자지분을 양도하고 주식 양도세를 탈루하는 식의 위법부당한 행태는 앞으로 국세청 레이더망에 모두 포착된다.
국세청은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하는 조합을 대상으로 ‘투자조합의 권리 등 보유·거래 및 조합원에 관한 명세서(투자조합 명세서)’를 2025년 귀속분부터 최초로 수집한다고 10일 밝혔다.
투자조합은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해 공동사업을 약정하고 투자로 발생한 손익을 약정 비율(약정 비율이 없는 경우 출자 가액 비율)에 따라 분배하는 사업 형태를 말한다. 개인에게 소액 분산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다수의 자금을 모아 벤처회사·스타트업 등의 기업에 효율적으로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개인이 투자조합을 통해 벤처기업 등에 출자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투자조합 출자금 소득공제 등의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조합원에 대한 정보가 주주명부 등을 통해서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 주가조작·편법적 지배구조 개편, 양도소득세·증여세 탈세 등에 투자조합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일례로, 상장주식을 보유한 투자조합 조합원의 출자지분 양도는 사실상 대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에 해당하는데 양도세를 무신고하는 사례가 드러났다. 배우자 등으로부터 투자자금을 증여받은 후 투자조합을 통해 상장주식에 투자해 자금출처 소명을 피하고 증여세를 탈루한 경우도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투자조합을 통해 전환사채를 취득 후 주식 전환하는 방법으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전환이익 등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탈루한 사례도 국세청에 적발됐다.
이런 위법·부당한 행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2조 제8항에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의무가 신설돼 올해부터 시행된다.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대상은 ▷투자를 목적으로 민법 제703조에 따라 설립하는 조합 ▷그 외에 투자를 목적으로 상법 및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립하는 조합이다.
작년 3월 14일 이후 권리 등을 취득하거나 거래한 투자조합이 명세서 제출 대상이며, 시행일 이전에 취득한 권리 등을 변동 없이 계속 보유 중인 투자조합은 제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 명세서 제출 대상인 투자조합은 3월 31일까지 홈택스 또는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명세서는 조합의 기본사항, 조합의 총 출자금에 관한 사항, 조합의 권리 등 보유·거래 현황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주식 및 출자지분, 공채, 사채, 그 외 부채성 증권, 집합투자증권, 특정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등이 모두 포함된다.
투자조합 명세서상 조합이 보유·거래하는 권리 등의 가액은 취득원가가 아닌 해당 시점의 시가로 작성해야 한다. 다만, 실무상 시가 평가 과정이 복잡한 비상장주식은 매매사례가액이 존재하지 않고 보충적 평가방법의 적용이 어려운 경우 외부 평가기관에서 평가한 공정가치 또는 취득원가 자체를 가액으로 제출할 수 있다.
국세청은 제도 첫 시행에 맞춰 명세서 제출과 관련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지난달 11일 여신금융협회, 26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직접 찾아가 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동영상 작성 매뉴얼·카드뉴스 등 시각화 자료를 제작해 국세청 SNS 및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국세청은 “올해는 제도 시행 첫해로, 납세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미제출 가산세 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았다”면서 자발적이고 성실한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