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과 경제상황에 따라 조사유예, 정기조사 선정 제외 혜택 부여
현장 상주조사 최소화, 정기조사 시기선택제, 중점검증항목 사전공개 활용
국세청이 세무조사와 관련한 내용을 대내외에 발표하면 기업들은 귀를 쫑긋한다.
기업들은 국세청 세무조사가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다. 탈루가 드러나 세금과 가산세를 무는 것은 물론 이런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기업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탈루 행위가 고의적이고 대규모이면 대표자 고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세무조사라는 막강한 행정이 한편으로는 지원 방안으로도 활용된다. 국세청은 경제 상황이 어렵거나 특정 업종에 위기가 닥쳤다고 판단되면 조사 유예 또는 조사선정 제외와 같은 지원책을 내놓는다.
올 한해 국세행정 운영 방향을 발표한 지난 1월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는 체납정리, 신고관리, 납세 지원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으며, 그 가운데는 세무조사 지원책도 들어있다.
‘정기 세무조사 유예 3종 패키지’인데, 물가안정에 이바지한 소상공인, 수출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를 최대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행정안전부에서 가격·공공성을 심사해 지정한 착한 가격업소 1만곳,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30% 이상이거나 수출 50억원 이상인 중소기업, 창업한 지 10년이 지나지 않은 중소기업이 이런 혜택을 받는다. 작년 통계치는 없지만 2024년 기준 스타트업 혁신중소기업 497곳이 조사 유예 혜택을 누렸다.
기업들은 이 지원책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조사 유예’는 세무조사 대상자로 이미 선정됐는데 실제 조사 착수 시기를 뒤로 미룬다는 개념이다. 조사대상으로 뽑았는데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나중에 조사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고환율·고유가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경우 사업이 어려운데 세무조사까지 받는다면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된다. 이럴 때 세무조사를 늦춰서 나중에 받는다면 나름대로 한숨을 돌릴 여유를 갖게 된다. 미국 관세 정책의 급변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과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기업도 마찬가지다.
체감도 측면에서는 ‘조사 유예’ 보다 ‘조사 선정 제외’가 훨씬 크다.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조사대상자 선정 단계에서 조사대상으로 아예 안 뽑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과세연도에 대해 조사를 면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조사받는 시점을 늦추는 것보다 아예 조사를 받지 않는 ‘조사선정 제외’를 크게 반길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게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이다. 일자리 창출 요건을 충족하면 법인세·소득세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 제외하는 내용인데, 수입금액 1천5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이 올해 상시 근로자를 작년보다 2~3% 늘리면 법인세·종합소득세 정기조사 대상 선정에서 제외해 준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세정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사 유예나 정기조사 선정 제외는 국세청이 일괄적으로 혜택을 부여하기도 하고 따로 신청을 받는 경우도 있어 정책 발표를 잘 살펴야 한다.
이 외에 달라진 세무조사 행정을 잘 살피면 혜택을 챙길 수 있다.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현장 상주조사 최소화를 비롯해 정기 세무조사 시기선택제, 세무조사 중점검증항목 사전공개제도 등이 있다.
국세청은 작년 10월부터 영업상 비밀 유출 우려, 자료 미제출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현장 상주조사 대신 사무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정기 세무조사 시기선택제가 시행된다. 납세자가 3개월 범위에서 조사 착수 시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데, 정기조사 대상자로 선정된 납세자가 안내문을 받고 3개월 범위에서 월 단위(1·2순위)로 조사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세청으로부터 4월 2일 안내문을 받았다면 1순위 6월, 2순위 7월과 같은 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세무신고, 주주총회 등 경영상 중요한 시기를 피해 조사받을 수 있다.
세무조사 ‘중점검증항목’ 사전공개도 운영한다. 세무조사에서 자주 추징되는 대표 유형을 납세자에게 미리 공개해 실수로 추징당하지 않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