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승계 악용' 대형 베이커리 카페, 국세청 조사서 11곳 적발

2026.04.06 15:44:58

상속 직전 가건물 설치해 사업장토지 37배 초과  
임광현 국세청장, 가업상속공제 5대 문제점도 지적

 

국세청이 부동산 승계수단 악용 우려가 있는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개 업체에 대해 실태조사한 결과, 11개 업체(44%)에서 가업상속공제 남용 소지가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6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하고, 현장 실태조사 결과 확인된 가업상속공제 전반의 5대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태조사 결과, 7개 수도권 베이커리 카페는 제과점업으로 사업자등록했으나 실제로는 커피 전문점으로 운영하거나 제빵 시설도 없이 완제품 빵을 사다 파는 업체로 확인됐다. 커피 전문점은 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제과점은 공제 대상인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 7개 카페는 음료 원재료 비율이 타 업체보다 높았고, 일부 업체는 제빵시설 없는 곳도 있었다.

 

또다른 4개 업체는 최대한 공제를 받기 위해 주택 등 사적 공간도 사업장에 포함해 등록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사업용토지 기준을 초과한 넓은 토지를 보유하기도 했다. 현재 토지 공제기준은 도시 상업지역은 건물면적의 3배, 그 외는 7배이지만 일부 업체는 37배를 초과하는 토지를 사업장에 포함했다. 상속 직전 가건물 등을 설치해 건물면적을 넓힐 경우 기준을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사업용으로 인정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또한 4개 업체는 실제로는 자녀가 운영하면서 고령의 부모 명의로 사업자등록했다. 부모가 가업을 최소 10년 이상 경영해야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맹점을 노린 것이다. 명의상 대표인 부모는 다른 사업을 운영하며, 실질 운영자는 자녀로 베이커리카페 직원들도 자녀를 대표로 인식하고 있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현장 실태조사 결과 확인된 가업상속공제 전반의 문제점으로 다섯가지를 들었다.

 

먼저 업종의 문제다. 노하우·기술 이전과 거리가 멀고 부동산 비중이 큰 업종까지 공제대상에 포함됐다. 주차장운영업이 대표적이다. 주차장은 설치가 비교적 쉽고 설치 이후에는 단순 유지 관리만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부동산 승계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

 

국세청 확인 결과, 수도권의 자가 사설 주차장 1천321개 중 58%인 761개가 가업공제 대상으로 편입된 2020년 이후 개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수입금액 100만원 미만 업체가 57.7%, 고용이 없는 업체는 94%에 달했다. 반면 평균 사업장면적은 2천192㎡(약 664평)를 차지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 밖에도 도심권 요지의 넓은 땅에서 운영하던 주유소도 표준화된 운영이 가능해 기술경영 노하우 이전이 크게 필요하지 않음에도 공제받은 사례가 다소 있다”며 “주유소 최근 다섯 건의 평균 공제 금액이 62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보고를 받는 내내 “기가 차다.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야”라며 황당하다는 듯 웃었고, 일부 국무위원들도 “주차장업이 어떻게 가업이야”라며 탄식했다.

 

임 국세청장은 “시행령에 물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물류업을 추가했는데 하위에 주차장업이 들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기간 문제다. 가업 영위기간(최소 10년)에 비해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소공인은 최소 15년, 백년가게는 최소 30년, 명문장수기업은 최소 45년을 요구하고 있다.

 

임 국세청장은 “사업 영위기간 상위 25% 중소기업은 최소 20년 이상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가업 상속 공제는 10년만 유지해도 최대 300억원의 상속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본래 취지와 달리 10년이면 택스플래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산 요건도 지적했다. 현행 법상 사업용 부동산의 보유 기간 제한이 없어 사망 직전에만 사업용으로 포함시키면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임 국세청장은 “실제 임대업에 사용하던 부동산은 상속 개시 1년 전 임차인을 퇴거시키고 사업용 창고 등으로 전환해 공제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300억원 공제를 받기 위해 공제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예금 등으로 상속 전에 건물 부동산 등 사업용 자산을 취득하면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컨설팅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요건 관련해서는 상속 개시 수년 전부터 매출이 거의 없이 형식적으로 사업은 유지하고 있어도 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업상속공제를 신청한 한 업체는 10년간 누계 매출액이 1억여원으로 1년 평균 매출액이 1천만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상속 개시 수년 전부터는 매출이 거의 없어 사업 외관만 유지하고 있었는데도 부모가 10년을 운영했다는 가업의 형식적 요건을 충족해 공제를 신청했다.

 

마지막으로 사후 관리 기간 문제를 지적했다. 임 국세청장은 “2018년 공제를 적용받은 108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사후관리기간 5년이 종료된 직후인 직후에 60% 이상의 업체에서 고용이 감소하거나 휴폐업했다”며 “사후관리 기간이 지금은 5년까지 줄었으나 제도의 취지를 볼 때 이를 다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주차장업 등 지원 타당성이 낮은 업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토지 공제범위를 축소하고, 현행 10년 경영기간·5년 사후관리기간도 늘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증빙 서류를 주기적 제출토록 하고 실태 점검해 위장 가업상속공제가 이뤄지지 않도록 제도를 촘촘하게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상을 확실하게 축소해 엄격하게 꼭 필요한 데가 되도록(해야 한다)”며 대상 축소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특히 “10년이면 절세 계획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며 10년 경영기간 상향 조정과 매출 5천억원 중소·중견기업 대상 축소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업성 측면에서는 주차장보다 삼성전자기 반도체에 특화돼 있어서 가업성이 더 높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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