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기여 1순위 50대 소득위기 심각
IMF위기이후 국민들의 소득은 줄어든 반면 실효세금 부담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외환위기 발생후 2년간의 소득·소비패턴 및 개인세 부담의 변화 분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IMF이후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소득은 줄어들고 오히려 세금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위기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50대 가장의 소득은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경제위기를 벗어난 현재까지도 후유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위기의 50대
IMF이후 우리 나라 50대 가장을 둔 가정의 소득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세금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돼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 당시 50대는 명예·조기퇴직, 구조조정 등의 회오리 속에서 퇴출대상 1순위로 경제충격만큼이나 정신적 충격도 컸다.
50대 가장의 대부분이 자녀들의 학비, 결혼 등 경제지출이 타 연령층에 비해 최고조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가장의 소득 감소는 20대 전후의 경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들 가정이 타 연령층 가정에 비해 소득감소가 뚜렷해 이를 시급히 해결하지 않을 경우, 사회불안 요소로까지 번질 위험성이 짙다고 이 보고서는 경고하고 있다.
◇ 세금은 얼마?
IMF인 지난 '97년 가구당 실효세 부담률은 8.09%, '98년에는 8.42%, '99년에는 8.96%로 시간이 갈수록 세부담률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실효세 부담률이 8.09%라면 연간 소득은 1천만원인 가정이 1년에 낸 세금이 80만9천원이 된다. 이는 가구당 연간소득이 '97년 2천8백2만4천원에서 '98년에는 2천4백52만4천원으로 크게 줄고, '99년에는 다시 2천7백8만5천2백원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과 비교해 보면 소득과는 별 상관없이 세금은 계속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소득은 줄었는데도 세금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정부가 종합소득, 근로소득이 줄어들 것을 감안해 교통세율 인상 등 세수보전을 위해 세제를 개편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99년에는 벤처에서 시작된 열풍이 코스닥과 증시까지 이어졌고, 국민들의 경제회복 기대로 소비가 크게 늘어 자연스레 세부담도 높아졌다. 더불어 정부와 국세청의 세정개혁과 신용카드영수증복권제와 신용카드영수증 세액공제 등 카드 활성화 정책의 성공으로 과표 현실화가 상당부문 이뤄진 것도 세부담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 소득분배구조
소득불균형이 심화된 것은 경제위기에 따른 기업체의 파산 및 대량실업, 전반적인 임금하락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지난 '99년에는 경기회복에 따라 IMF이전의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소득수준이 높아졌다. 특히 하위 20% 가구의 총 소득이 9.63%로 IMF이전 수준을 웃돈 반면 상위 20%의 총 소득은 35.21%로 낮아져 소득분배구조가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현상은 실업의 감소와 정부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대규모로 실업급여를 지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20대 대학졸업자와 재학생들의 벤처창업 열풍과,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증시호황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지난 '99년에는 경제위기 당시 왜곡됐던 소득분배구조가 상당부분 개선된 가운데 일부 벤처종사자들 중에는 억대이상의 고액 연봉자가 속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그러나 최근 美 나스닥 폭락, 엔화가치 하락 등 국외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국내 환율하락 및 벤처 위기설, 증시불황 등의 경제 적신호가 울리고 있어 계층간 소득재분배가 다시 악화되지나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민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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