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과 개인파산

2002.12.02 00:00:00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신용카드는 현금을 갖고 다니는 불편을 덜어주는 소비자 신용으로 등장한 결제수단이며 플라스틱 머니로 불려지고 있다.

그러나 결재보다는 현금대출 기능에 더 쏠려 있는 작금의 신용카드는 '급전카드'나 다름없다.

신용거래 수단이 아니라 현찰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돈을 빌리는 수단이 된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고금리로 말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17일 부산 YWCA가 부산시내 거주 대학생 487명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발급 현황 및 실태조사를 한 결과 부산지역 대학생 절반이상인 56%가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어 카드사들이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 카드를 남발했다는 지적을 했다.

또한 응답 학생들 중 25.9%인 4명 중 1명꼴은 술과 외식 등 교재비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고 화장품 및 의류구입에 23.6%, 책과 학습용품 구입에 11.8% 등으로 나타나 유흥비나 사치성 소비에 신용카드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카드 현금대출이 눈덩이 같이 늘어남과 함께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에 이르고 개인 파산신청이 지난해 말 615건에 달했으며 11월말 현재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고 하니 개인 소비행태를 되돌아봐야 할 때이다.

카드사에서 카드발급 광고로 지난해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부자되세요'는 대표적인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이는 마치 카드사용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양 신용카드 사용을 하도록 유혹에 빠뜨린 좋은 예다.

오늘날 과세당국이 과세 인프라 구축의 최고 히트작을 꼽는다면 당연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를 지목하겠지만 이같이 신용카드의 본말이 뒤바뀐 현황을 직시하고 늦은 감이 있지만 이쯤에서 제동장치를 걸어주기 바란다.

신용카드가 제자리를 찾으려면 카드사들을 과감하게 규제해야 한다. '신용카드업은 허가받은 고리대금업'이라는 질책을 당국과 카드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허광복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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