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과세기준, 공시가격→'취득가액+물가상승률'로 전환해야"

2023.11.27 11:10:28

세무사회, 민주당 등과 '상속·증여 및 부동산과세 개선방안' 정책토론회

다주택자 판단시 '세대별 합산'…실거주 1주택 과세대상 제외

봉급생활자 등 비사업자, 종부세 소득공제

 

토지분 종부세 과세 강화로 복지재원 마련

직접 생산 이용 토지만 저율 분리과세 허용

면세점, 종합합산-3억 or 폐지, 별도합산-40억원 or 10억

 

한국세무사회가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변동성이 심한   ‘공시가격’에서 미국의 재산세 과세기준인 ‘취득가액+물가상승률’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다주택자 판단시 종부세도 취득·양도세와 같이 '세대별 합산'하는 한편, 실거주 1주택은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봉급생활자 등 비사업자도 사업자·법인과 같이 종부세 등 보유세를 소득공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신 주택과세 위주인 현행 종합부동산세의 토지분 종부세 과세 강화를 제언했다.  과세 제외되고 있는 분리과세토지를 대폭 축소하고, 면세점도 대폭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과표와 세율도 종합합산은 과표 5~30억원, 세율 1~5%로, 별도합산은  과표 50~200억원 기준 세율 0.5~1.5%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무사회는 토지 종부세 면세점 축소, 세율 인상 때 토지분 종부세가 연간 약 4조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과세대상 재편 등 전면개정을 통해 합산과세 종부세를 강화하고 과세대상·세율조정 등을 충분히 확장하는 경우, 10조원 이상 추가세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세무사회는 27일 국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황희 의원과 ‘지속가능한 상속·증여 및 부동산과세 개선방안’ 정책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구재이 세무사회장은 발제를 통해 종합부동산세의 합리적 개편방안으로 ▶종부세 과세기준을 공시가격에서 ‘취득가액+물가상승률’로 과세기준액(과표) 전환 ▶봉급생활자 등 비사업자에 재산세·종부세 납부액 중 일정액 소득공제 ▶주택 수에 따른 세율 적용시 인별 아닌 세대별 합산 ▶실거주 1주택 종부세 과세대상 제외 ▶토지분 종부세 과세 강화 등 5개 방안을 제언했다.

 

먼저 세제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종부세 과세기준을 현재의 ‘공시가격’에서 미국의 재산세 과세기준인 ‘취득가액+물가상승률’로 바꿔 국민들이 예측 가능하게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을 초과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하는데, 집값 폭등 시기 공시가격 상향에 따른 과세기준가액 변동성이 커 과세가격 산정방식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봉급생활자 등 비사업자에 대한 보유세 소득공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봉급생활자 등 비사업자도 개인사업자·법인처럼 소득공제하거나 또는 양도세를 필요경비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경우 사업용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와 종부세를 필요경비(법인은 손금)로 인정해 전액 공제하고 있다. 반면 봉급생활자 등 비사업자는 재산세 및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을 필요경비적 소득공제로 인정하지 않는다.

 

구 회장은 “이는 사업자와 비사업자 간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보유세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비사업자도 재산세, 종부세 납부액 중 일정액을 비사업자도 종합소득에서 공제하는 방안을 도입하거나 양도시에 양도소득 등 자본이득에서 필요경비로 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종부세도 주택 수에 따른 세율 적용시 양도세·취득세처럼  '인별'이 아닌 ‘세대별 합산’ 해야 한다고 밝혔다. 종부세는 세대별 합산과세가 위헌판결되면서 인별 과세체계로 전환하고 세대별 합산과세를 배제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세대 내에서도 인별로 주택을 각각 분리하는 경우 다주택 세율을 적용받지 않아 중과세를 통한 다주택자 규제라는 입법 취지에 중대한 허점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반면 취득세는 인별 과세지만 취득세율 적용 때 1세대1주택, 2주택 이상 다주택의 취득 등 주택 수의 판단에 있어서 세대별로 판단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역시 세대별로 비과세 대상인 1세대 1주택을 판정하고 있으며, 세율 적용에 있어서도 세대별로 2주택 이상인 경우 중과세한다.

 

구 회장은 주택 수의 산정이나 다주택자에 있어 ‘세대별 주택 수’ 기준은 위헌판결과 전혀 무관한 것으로, 세대별 주택 수에 따라 세율 적용하는 것이 입법 취지에 맞고 합리적 과세체계라고 강조했다.

 

실거주 1주택은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 부유세 개념인 종부세를 1세대1주택, 특히 장기간 실거주하는 1주택에까지 과세하는 것에 대한 일부의 조세저항을 이유로 들었다.

 

따라서 5년 또는 10년 이상 등 일정기간 실거주한 1주택은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합산배제 또는 과세대상에서 원천제외)하거나 실거주 1주택의 종부세 과세기준액인 12억원을 대폭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구 회장은 과세형평과 안정적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양대축으로 소득기반 과세와 함께 토지분 종부세 과세 강화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토지분 종부세 과세를 강화해 종합합산·별도합산 대상 토지 면세점을 현재의 1/2~1/5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지 종부세 면세범위 축소, 분리과세의 별도 합산 등 전환을 통해 과세대상을 확대하고 세율도 높였다.

 

 

한국의 총 토지가액은 약 8천767조원으로 GDP대비 4.6배(2019, 한국은행)로 주요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임에도 낮은 보유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위해 누진과세하는 것이 필요하며, 부동소득과 자산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하므로 누진과세가 가능한 토지분 종부세를 향후 국가재정에 필요한 안정적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토지 용도별 종합합산, 별도합산, 분리과세체계를 정비하고 면세점을 축소할 것을 제안했다. 1990년 종부세의 전신인 종합토지세 도입 당시 종합합산(53.0%), 별도합산(18.2%), 분리과세(28.8%)였으나, 최근 20여년간 종합합산 대상은 크게 줄어든 만큼 분리과세 대상은 대폭 늘었다. 2005~2016년 중 종합과세대상은 6.1%p 감소한 반면 분리과세는 6.4%p 증가했다. 별도합산·분리과세 대상 재분류 증가와 토지개발 확대가 원인이다.

 

토지분 종부세는 개별적인 부동산을 합산한 금액 [토지 공시지가–(종합합산 5억원, 별도합산 80억원)×공정시장가격비율)] 에 종부세율(0.5~3%)을 적용해 세액을 산출하고 재산세 기납부액을 공제해 계산한다.

 

구 회장은 종부세 종합합산·별도합산 대상 토지에 대한 세율을 대폭 인상하는 한편 과세제외되고 있는 토지(분리과세토지, 합산배제 토지)를 공공용도 등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산세·종부세 과세에서 제외되는 분리과세 등으로 과다분류, 종부세 과세제외분이 과도해 부동산 종합과세의 실효성이 저하되고 있는 만큼 토지용도별 3구분제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

 

구 회장은 원칙적으로 직접 생산에 이용하는 토지만 저율 분리과세를 허용하고, 공장용지, 비영리·공기업 토지 등은 별도합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합산의 취지에 맞는 것은 별도합산 종부세를 과세하고,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은 합산배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면세점도 대폭 축소했다. 종합합산 과세의 과세최저한(면세점)은 공시가격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낮추거나 폐지, 별도합산 과세최저한은 80억원 이상에서 40억원 이상 또는 10억원까지 축소했다.

 

과표와 세율도 종합합산은 과표 15억~45억원, 세율 1~3%에서 과표 5~30억원 기준 세율 1~5%로 높였다. 별도합산은 과표 200억~400억원 기준 세율 0.5~0.7%에서 과표 50~200억원 기준 세율 0.5~1.5%로 조정했다.

 

구 회장은 토지 종부세 면세점 축소, 세율 인상 때 토지분 종부세가 연간 약 4조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과세대상 재편 등 전면 개정을 통해 토지소유 합산과세 종부세를 강화하고 과세대상·세율조정 등을 충분히 확장하는 경우, 10조원 이상 추가세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종합합산 면세점을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고 세율도 1~3%에서 1~5% 인상하면 최소 1조4천800억원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별도합산도 분리과세분을 종합·별도합산 과세대상으로 50% 이상 전환하고 면세점을 80억원 이상에서 40억원 이상으로 낮춘 뒤 세율을 0.5~1.5% 인상하는 경우 최소 2조4천600억원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추정했다.

 

구 회장은 “역대 정부가 경기침체시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등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정책을 펼치거나 집값폭등 등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다주택이나 비사업용 토지 취득 및 보유, 양도에 대한 중과세 등의 정책을 펼쳐 왔다”며 “조세의 정책적 기능도 무시할 수도 없는 만큼 부동산시장 등과 조세정책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등 재산과세 조세의 경우 연단위로 과세하는 소득과세와 달리 수년 또는 수십 년간 누적효과를 반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장기보유공제를 적용하거나 이를 반영한 비례세율을 적용하는 체계를 구축해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GDP 대비 조세·국민부담 수준은 OECD평균 24.9%(2018년 기준)보다 5% 낮은 수준으로, 부동산 등 자산과세는 소득·법인세 과세에 비해 담세력이 양호하고 경제 부작용도 적어 상대적으로 중과세가 가능한 만큼 재원 마련 및 양극화 해소 등 소득재분배 기능도 탁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부동산 조세정책은 소득재분배를 위한 재산과세와 부동산시장 관리에 핵심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므로 국민에게 예측가능하고 합리적 세제를 가능하게 하는 부동산 조세정책 전담조직 및 사회적 합의기구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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