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가업상속분, 상속세 아닌 자본이득 과세로 개선해야"

2023.11.27 11:09:52

구재이 세무사회장, 가업상속공제 활성화 혁신방안 제시

지난해 가업상속공제 적용 인원 147건 그쳐

근로자 수 요건 철폐 등 사후관리요건 단순화해야

 

 

정부가 수월한 가업상속 공제를 위해 세법 개정에 나서고 있으나 지난해 가업상속공제 적용인원이 147건에 불과하는 등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피상속인·상속인 및 사후관리 요건 등을 포함해 획기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김병욱·황 희 국회의원, 한국세무사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과 공동주최한 ‘지속가능한 상속·증여 및 부동산과세 개선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구 회장은 가업상속공제는 경영과 고용을 유지해 사회적 효익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로, 정부가 대상과 공제액 확대 및 요건 완화를 통한 적용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적용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라고 환기했다.

 

그는 정부가 세법 개정을 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한 노력보다는 높은 상속세 부담을 피할 수 있도록 대상 기업규모와 공제액 확대에 역점을 기울인 점이 오히려 가업상속공제가 외면받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가업상속공제를 중소기업에 한해 과세가액 불산입 제도로 전환하고, 피상속인 자본이득까지 포함해 이월과세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자본이득세 과세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이월과세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사전·사후적 요건과 사후관리요건까지 충족하는 승계지원제도이기에 이를 적용하고도 추가적으로 피상속인의 자본이득까지 이월과세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사후관리요건도 단순화해, 근로자 수 요건을 철폐하고, 소비성 서비스업 이외에 업종 제한을 철폐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대분류 내 업종변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업상속공제서 제외되는 사업무관자산 범위 축소 등 가업친화적으로 개선

상속인 주거안정 위해 동거 1주택 전부 공제…현행제도 유지시 한도액 조정

 

구 회장은 현행 가업상속공제액 산정시 가업상속자산에서 제외되는 ‘사업 무관자산’ 및 공제 제외분 산정방식이 과도한 대상 제외 및 불합리한 가액산정으로 고용과 경제지원을 위한 제도적 취지 달성이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가업상속공제에서 제외되는 사업 무관자산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가업상속자산을 산정할 때 가업제한적인 사업 무관자산 분류 및 산정방식을 가업친화적으로 개선해, 가업상속에서 제외되는 사업 무관자산을 ‘업무 무관자산, 임대자산, 사업 무관 유가증권’ 등 명확하게 사업과 관련없는 자산으로 엄격히 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 무관자산비율을 공제할 때 대상을 ‘순자산가치+순손익가치’로 가중평가한 뒤 해당 주식가액 전부가 아닌 순손익가치 비율을 제외한 자산가치분에 한해 사업 무관자산을 제외한 자산비율(사업 무관자산비율)을 공제해 가업상속공제 대상으로 변경할 것을 제시했다.

 

상속인의 주거안정을 위한 ‘동거주택 상속공제’ 제도 개편도 제기했다. 현재 주택가격 상승으로 무주택자인 상속인이 동거1주택에 대해 상속세 부담이 과중한 경우 주거안정을 해치는 상황이 초래되기에 동거1주택이라면 주거안정 차원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동거주택 상속공제제도가 운영 중이다.

 

구 회장은 그러나, 동거주택 상속공제 도입 당시인 2008년 주택가격의 40%(5억원 한도) 공제액이 현재 주택가격의 100%(6억원 한도)로 시행 중으로 도입취지를 전혀 살릴 수 없고 1주택 상속자에 대해서는 과중한 상속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거안정과 동거봉양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 아예 가액을 정하지 않고 1주택(고가주택 범위 초과시 과세대상 가능)에 대해서는 동거주택에 대한 과세가액 불산입으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다.

 

또한 지금과 같이 한도액을 두는 경우라면 대부분의 1주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수준(고가주택기준 12억원)까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상속·증여세 시가평가 신고시 감정평가액 필요경비 공제…시가적용 세액공제 부여

국토부 공시가격 현실화율 자료 기준으로 시가환산율 적용시 인정해야

 

구 회장은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 과세제도를 과세포착률을 강화하는 한편, 시가에 의한 과세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금이나 금융자산의 경우 상속·증여세 과세시 권면표시와 가치가 동일하게 과세되지만, 토지·건물 등 부동산을 상속하거나 증여하는 경우 대부분 공시가격이 적용되기에 현금이나 금융자산을 상속·증여하는 경우에 비해 상속과세가액과 상속세가 10~50%에 불과한 상황으로 자산종류에 따라 형평성이 어긋나고 있다.

 

 

이와 함께 2019년 2월 상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과세관청은 시가와의 차이가 크고 고가인 부동산을 대상으로 둘 이상의 감정평가를 의뢰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로 상속·증여 과세가액을 결정하고 있으나, 이같은 감정평가방식은 많은 조세저항과 납세자의 부담을 초래하기에 시가평가와 납세자가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구 회장은 상속·증여세 신고시 토지·건물 등 부동산으로 일정 배율 이상 시가와 기준시가 차이가 예상되는 경우 2곳 이상의 감정평가기관의 감정평가를 통한 평균적인 평가가액을 기준으로 신고하되, 감정평가보수 등을 필요경비로 공제하고 시가적용 세액공제 등 추가 인센티브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매매사례가액이 없는 토지·건물 등 상속·증여 부동산의 시가산정을 위해 감정평가를 하는 경우 상당한 납세협력비용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일단 공시가격 등을 기준으로 시가와 유사한 과세가액을 적용하기 위해 국토부 공시가격 현실화율 자료를 기준으로 ‘시가환산율(공정시장가격 환산율)을 적용하는 경우 이를 인정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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