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단소선율에 흠뻑 젖어들어

2000.11.13 00:00:00

영등포署 국악동호회 `퉁애' 전수


지난 9일 목요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세무서 청사 복도로 청아한 단소 음색이 퇴근시간 직원들의 어깨를 타고 흘러나오고 있었다.

5층 회의실. 열려진 문틈 사이로 우리 나라 전통 관악기인 단소를 불고 있는 예닐곱명의 세무공무원들이 보였다.

진지한 모습으로 U자형의 취구에 입술을 대고서 지공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은 모두가 초보자들이었던 탓일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동작들이 뭍어나고 있었다.

퇴근시간 복도에서 발걸음을 멈춘 한 직원이 세무서에 구성돼 있는 국악동호인회 회원들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영등포세무서에 국악동호인회가 구성된 것은 지난 10월초. 동호인회 구성과 동시에 회원수 20명을 넘어서는 인기있는 동호인회가 됐다.

배우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시도하지 못했던 대금이나 단소 등을 마음먹고 배워보려는 직원들의 호응 뒤에는 대금 연주경력 7년째를 맞이하는 최철호 납세지원과장과 물적·정신적 후원자 조룡근(趙龍根) 서장의 지원이 있었다.

최 과장은 전주세무서 근무시절부터 민속악인 `산조대금'과 궁중음악인 `정악대금' 가운데 `정악대금'을 선택, 최근에도 국악인으로부터 개인교습을 받고 있을 정도로 대금연주에 매료돼 있다.

영등포세무서에 국악동호인회가 구성된 것도 그의 제안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세무서 관계자의 전언이다.

趙 서장의 지원 또한 적극적이었다. 국악동호인회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지니고 있는 단소 하나하나가 趙 서장이 마련해준 선물들이다.

동부이촌동 某교회에서 `아버지의 학교'를 수료한 다음 뒤를 이어 수강하는 직원들에 대한 수강료 지원과 관리자 부인초청 연극관람, 직원들의 결혼기념일 등에 축전을 보내고 꽃송이를 증정하는 등 갖가지의 사기진작책을 실행해 왔던 趙 서장이다.

한편 외부강사를 초빙해 영등포 국악동호인회 회원들이 배움에 열중하고 있는 단소는 예로부터 우리 나라 서민층에서 신라 삼죽 젓대 소금 등과 함께 `퉁애'라는 이름으로 전해져 왔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 영등포세무서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는 단소 음색.

세무공무원들과 전통국악. 낯선 대비이면서도 신선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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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세무서 직원들이 퇴근후 시간을 활용해 단소를 불고 있다.


박정규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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