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寸鐵活仁]故鄕人心

2000.10.09 00:00:00

장재철(張在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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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秋夕 한가위를 일러 농촌의 명절이라고 한 것은 옳은 말인 것 같다.

흔한 말로 五穀百果가 익는 계절에서 그렇고, 都市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 고향인 농촌으로 모여드는 것을 봐서도 추석이 농촌의 大名節임이 분명하다.

금년 秋夕은 혹심한 태풍의 피해를 입은 직후라서 좀 허전한데가 있고 짙은 구름에 가려 밝은 달빛아래 펼쳐지는 秋夕固有의 아름다운 農村風景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을 處女들의 나들이를 지키던 강아지들도 할 일이 없게 되어 失職한 노숙자처럼 골목 길을 서성거린다.

農村人心이 전과는 달리 淳厚하지를 못하고 명절이라고 해서 허물없이 서로가 집을 찾아다니고 하는 일이 어렵게 되었다.

예전에는 친척이나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명절이 되면 음식상 차려놓고 서로 부르고 불리우고 더욱이 객지에서 돌아온 歸鄕人에 대한 대접은 융숭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여간 친한 사이가 아니고는 집에 초대하는 일도 없고 소식도 묻지 않는 채 인사도 없이 헤어지기 일쑤이며 이렇게 無聲無臭로 헤어지면 드디어는 생판 낯모르는 사람처럼 되고 만다.

서울에서만 5백만이 넘어 전국에서 1백58만명에 이른다는 秋夕 歸鄕人口…….

그들이 하루이틀 고향에서 묵고 돌아가는 車中에서의 感懷는 과연 어떠했을까?

父母兄弟 친척들의 얼굴만을 보고 省墓를 하는 일. 그것만으로도 천리길 찾아온 고향의 맛을 滿喫했다고 할 수가 있을까?

벼르고 별러서 며칠전에 긴 줄을 서서 차표를 사고 갖은 곤욕 다치르면서 찾아온 그들에게 故鄕人心이 그처럼 冷淡하고 매정해도 좋다는 말인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어머니의 젖꼭지를 찾아 고개를 내두르는 굶주린 어린애처럼 故鄕의 情趣를 渴求하는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통해서 서로의 紐帶를 튼튼하게 하는 동시에 愛鄕心을 일깨워주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농촌에 고향을 두신 都市人들에게 부탁한마디.

지금 우리 농촌은 큰 돈들여하는 大企業畜産農業말고는 한가지도 收支맞는 作目이 없습니다. 줄곧 손해만 보고 있지요. 그 理由는 농산물의 국제적 개방과 農業政策의 總體的 不在……. 또 있지만 그건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고 지금 여러분들의 고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局面의 打開를 위해서는 당신의 도움이 切實합니다.

돕는 方法은 부지런히 일해서 잘 사시는 겁니다. 그래서 아껴쓰시면 남는 게 있지요. 그걸 들고 가까운 우체국으로 가세요. 집 전·답 남의 손에 다 넘어가서 늙으신 父母님 지팡이 집고 찾아오시기 전에 빨리 하세요. 이거 단순한 脅迫아닙니다. 未必的 故意(?)에 依한 恐喝입니다.


김종상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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