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稅政詩壇]내 이름은 불나방

2003.08.11 00:00:00

-오재환(북대구署)


뜨거운 대지의 열기가 물러가고
총총한 별빛 아래 한없이 펼쳐진 대지 끝 
작은 오색 불빛하나 사각진 두 눈에 가득 품고
바람을 가르는 힘찬 날갯짓하며 다가서는 나는 불나방

불이 좋아 좋아 
목놓아 외쳐보고 춤도 춰 보고 
자유로운 비상(飛翔)이 나의 마지막 날갯짓이라는 것을
모르는 나는 불나방

다가선 불빛은 일곱색 아닌 수 만 가지의 색으로
나를 더욱더 반기니
이 몸이 어찌될까 생각할 여지없이
바람 따라 불꽃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추고 있는 나는 불나방

불꽃에 취해 불빛에 취해
자꾸만 저속 깊이 깊이 빠지고 싶은 유혹
아 유혹에 빨려 내 몸 하나 가장자리 용광로의 불꽃이 되리
돌아올 수 없는 자리로 간 내 이름은 불나방.


김정배 기자 incheo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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