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稅政詩壇]벌초

2003.11.17 00:00:00

-조영경(삼척署)


본디
한 핏줄이지만
한 마음은 아닌가 봅니다
당신은 무엇이 바쁜지 급히 가시고
나는 무엇이 바쁜지 이제 돌아왔습니다
그 사이에도 세월은 흐르고 흘러
봉분에는 잡초만 한키를 이루었습니다
병실에 누워 집에 가고 싶다는 목소리
중환자실에서 마지막으로 뵌 간절한 눈빛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동분서주하시던 당신
이제는 말없이 흙을 덮고 편안하십니까
하릴없이 나는 여우비를 맞으며
채 여물지 않은 잔디씨만 훑었습니다
당신이 자랑스럽게 남기고 간 아들
나는 아직 삶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술잔은 비고 빈 술병만 남았는데
당신은 어스름한 땅거미가 되어
산 자는 산을 내려가야 한다고
자꾸만 내 등을 떠밉니다
마음을 떠밉니다
자꾸만


장홍일 기자 inf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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