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왜 친절해야 하는가

2000.06.26 00:00:00

손동식(孫東植) 양천署 세원관리2과장



몇 해전까지만 해도 우리 국세공무원들이 세무관서 내방납세자를 대하는 태도나 전화민원상담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노라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민망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세청이 납세자에 대한 친절서비스를 강조하면서 우리 국세공무원들이 몰라보게 친절해졌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우리 국세공무원들이 이 분야에서만큼은 뿌듯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최근 우리 국세청의 이러한 변화를 자랑하려고 10여년전부터 알고 지내던 某은행에 근무하는 J차장을 만난 자리에서 세정개혁내용과 국세공직자들의 달라진 근무자세를 설명했다.

그랬더니 이 후배는 대뜸 “세정개혁은 잘된 것 같은데 직원들의 친절은 많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우리청에 친구가 있어 간혹 전화하는데 전화받는 태도가 거만하더라는 것이다.

필자도 그런 것을 느꼈음을 인정한다. 친절은 정말 하기 힘든 일일까.
친절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것도, 머리를 복잡하게 쓸 필요도 없는 것이다. 또한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백10여년전에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청렴과 친절은 牧者의 本務이고 모든 덕행의 원천이 된다. 끈질긴 친절은 악한 자를 정복한다. 이 세상에서 친절하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좀더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특히 이 글에서 청렴과 친절은 1:4의 비율로 친절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공직사회에서 친절은 청렴보다 4배이상 중요한 것이다. 친절은 모든 공직자에게 해당되지만 청렴은 일부 공직자에게 적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글을 책상유리판에 끼워놓고 자주 반성하는 기회를 가지곤 한다.

필자는 어린시절 공직자에게 고통을 받아 괴로워하시던 어른들의 殘像을 거울삼아 易地思之의 자세에서 민원인에게 좀더 친절하자고 역설하기도 하고 몸소 실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민원인이 우리과를 방문할 때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상담하도록 하기 위해 일어나서 의자를 권하며 편안하게 말씀하라고 권유한다. 상담후 돌아가는 민원인들이 진정으로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보면서 그 행정비용의 값어치를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행정은 아주 사소한 일로 인하여 나쁜 평을 받을 수도 있다. 나쁜 평을 받으면 공직자의 위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친절은 모든 행정의 기초이며 실력이 없거나 마음이 어질지 못하면 친절할 수 없다. 친절은 밝고 상냥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자연히 부정과도 거리가 멀게 마련이다. 많은 국세공직자들이 보다 친절하여 국세공직자의 위상이 더욱 제고되기를 바란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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