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논단]세무사로서 본 소득세신고

2001.07.09 00:00:00



하혜자(河惠子)
세무사

학교를 졸업하고 국세행정에 입문해 20여년 동안을 공무원 신분으로 국세업무를 다루다가 이제는 위치를 바꿔 여성세무사로서 처음 소득세신고를 경함한 필자의 감회는 남다르다 할 수 있겠다.

그동안에는 작성해온 신고서를 접수하여 제대로 작성되었는지를 검토·확인·처리하는 두번째 단계의 일을 해왔으나 이제는 세무사로서 납세자의 사업에 관한 모든 사항을 일일이 챙겨서 신고마감전까지 신고를 마쳐줘야 하는 1차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경제현장의 생생한 감각을 피부로 느끼며 공무원시절과는 또다른 경험을 했다. 접수되는 신고서 한장에 상상 외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료를 확인하고 세법 적용이 제대로 되었는지 보고 또 보고 조심스레 확인했다.

공무원 재직시에는 세무서를 방문하는 세무사사무소 여직원을 업무적으로만 대해왔지만 이제는 대부분 나이어린 여직원들과 함께 밤을 지새며 신고서를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가족과 같은 유대감이 생겨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사무소를 개업하고 초년 세무사로서 납세자의 업무관계로 세무서를 방문했을 때 모두가 한결같이 반가운 얼굴로 맞이해준 옛날 동료가 없었다면 너무도 힘들었을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커피 한잔을 청하며 근황과 안부를 물어보면서 진심으로 걱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선배 동료의 도움은 필자에게 사무사로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되었다.

또한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거래처와 하나 둘씩 기장계약을 맺고 갑근세신고와 부가가치세신고를 하면서 장부를 만들고 종합소득세신고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자에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일부 납세자들은 세무업무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고 협조를 잘해 주는 경우도 많았지만 어떤 납세자는 세금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무조건 `적게 나오게 해달라'거나 `얼마를 내야되는냐, 안 낼 수 없는가'를 묻는 경우도 많아 초년의 세무사를 당황하게 한 적도 있었다.

과세관청과 납세자사이에서 세무사로서 납세의식에 대해 계도해야 할 책임감을 느꼈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납세자들이 자료를 잘못 챙기거나, 자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신고를 누락하거나 제출지연으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았을 때였다. 그래서 단순히 납세자가 전달해 주는 자료만으로 사무실에 앉아서 기장을 하기보다는 직접 거래처를 방문하여 업체를 이해한 후 기장해야 함을 통감했다.

세무사라는 직업은 언제나 많이 배우고 경험하며 실력을 갖추어 본인의 지식을 전달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통해 상대방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무사가 되어서 처음 맞이한 종합소득세신고, 많이 미흡했지만 본인을 믿고 의뢰한 납세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세무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꾸준한 노력을 하며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업무에 조화시키고 공무원 재직시의 경험을 살려 능력있는 세무사로서의 자리를 잡고 싶다.
필자에게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지상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지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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