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언론이 권력에 길들여지면 인간의 양심을 지켜주는 입에 재갈이 물린 꼴.
국민은 주인의식을 잃고 세상 온갖 부정과 타협하고 동화되어야 살 수 있고 밤중에 집에 들어온 도둑을 위해 문밖에서 보초를 서 줘야 탈이 없고 늙은 부모는 자식에게 잘 보여야 끼니 안 굶게 되고 교도소 복역수에게 담배 대어준 교도관의 선심도 예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귀여운 어린 생명 55명이 불타죽은 인천 호프집 젊은 주인 별의별 궂은 짓 다 했지만 어쩌겠어?
집 공짜로 살고 용돈 푸지게 얻어쓰고 의형제까지 맺은 사이니….
그 뒤 잘 봐준 의리있는 경찰관의 따뜻한 손 한번 만져나 줄까?
정신 못차린 조국 떠나겠다며 받은 훈장 죄다 돌려주고 정든 조국땅 걷어차는 김덕순 선수 가족을 잘못이라고 말릴 수조차 없는 우리의 심정.
아, 울자니 내가 우습고, 웃자니 ××꼴이 슬프고….
그러나 어쩌겠소. 모든 恨쵙를 땅 속에 깊이 묻고 희망은 끈을 달아 하늘높이 띄우고 그 끈 꽉잡고 그렇게 저렇게 바르게 삽시다.〈시인·張在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