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100조원시대 Hardwere Softwere-Ⅱ

2001.01.01 00:00:00

통치이념따라 `들쭉날쭉' 섣부른개편 정책실패 부를수도


이같은 재정운영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라는 3대 국정철학이 담겨 있고 4대 개혁 5대 국정목표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재정건전화 노력을 가속화하여 오는 2003년까지 적자재정을 해소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았다.

야무진 재정개혁 구상이다. 막대한 재정적자에서 벗어나 건전재정을 완성하려면 합리적 재정개혁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사회적 컨센서스가 뒤따라줘야 한다. 재정개혁에는 ▶중앙 및 지방재정 행정기구개혁 ▶예산제도개혁 ▶납세자 예산감시 강화라는 3섹터가 제대로 작동해야 재정개혁을 완성할 수 있다.

우선 중앙재무행정조직의 개혁이다. 이것은 국가운영 철학이나 국정목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하드웨어이기 때문이다.

역대정권에서 재무행정 조직개편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근대화', `빈곤으로부터의 탈출',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 朴正熙 정권은 군부와 일부 학자를 중심으로 기획과 예산을 경제기획원에, 수입·지출 총괄기능을 재무부로 이원화시킨 조직으로 편제, 비밀리에 단기간에 만들어 냈다. 부흥부 예산국을 쪼개 예산과 회계를 달리했다.

이같은 재무행정조직은 전봇대에도 과세할 정도의 척박한 경제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재정수입을 총동원, 산업자금으로 투하하는데 총력을 다했다.

세정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군사문화가 재정운영을 지배하고 있었다. MOFIA와 EPB 관료들간의 알력도 없진 않았다. '88년 올림픽을 전후로 3년간의 재정흑자라는 단맛나는 거품을 맛보고서야 군부정권은 막을 내렸다.

이어 `한국병 치유와 신한국 창조', `작고 강한 정부'를 표방하는 문민정부인 金泳三 정권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 거대공룡 재정경제원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예산 회계 재정 금융을 망라해 관장하는 재정경제원은 `보수화 현상을 초래했고 이로 인하여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정책실패의 원인이 됐다'는 후일의 평가를 들어야만 했다. 이 기간 통합재정수지 흑자는 '93년이후 줄곧 4년간 계속됐다. 그러나 국가는 모라토리엄에 닥치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IMF 관리체제하에서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경제위기의 극복'과 `성장 재진입'을 수행해야 하는 사실상 위기관리 정권이었다. 화급한 나머지 중앙재정기구를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 재무부로 3분시키는 기형적 조직을 탄생시켰다. 예산청의 입지가 불분명해 재정운영의 탄력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마디로 경제정책의 종합조정 역할의 부재였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국민의 정부는 정부 운영시스템 혁신을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개혁에 착수, 다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개편을 단행했다. 종전 EPB와 MOFIA 구조로 되돌아가는 꼴이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재경부장관이 부총리급으로 격상됐다는 점이다. 경제정책조정 기능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다.〈표3-20년간 통합재정수지〉

/image0/

역대 정권의 이같은 중앙재정기구 개편에 대해 나중식 경희대 교수는 “집권자의 통치이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국정운영 목표가 변한다고 해서 반드시 중앙재정기구 변화를 통해서만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단지 정치적 명분이나 전시효과만을 위해 섣부른 중앙재정기구 개편은 국정운영방식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실패할 경우 정책실패, 정부실패, 나아가 국가실패로 연결될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재무행정조직의 개혁평가는 역사가 심판할 뿐이다.


지형길 기자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