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사업자인데 왜 납세증명서에 상호나 사업자등록번호가 기재가 안돼 있어요?"
어느 한 납세자가 민원실 납세증명 발급담당자에게 되묻는 말이다. 납세증명서에 주소지와 주민등록번호만이 기재돼 있을 뿐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의 상호와 사업자등록번호는 전혀 기재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한편으론 잘못 발급됐다고 생각했고, 다른 한편으론 자랑스런 자신의 사업장 상호나 사업자등록번호가 없는 것에 대한 일말의 서운함(?)때문이었다고 했다.
납세증명서 서식에는 상호와 사업자등록번호'란'이 분명히 있다. 바로 이것 때문에 "민원인들이 '왜 상호가 기재돼 있지 않느냐?'는 반문을 해오거나 심지어는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어느 세무서 민원실의 한 관계자는 털어놨다.
특히 국세청의 홈택스서비스를 통해 납세증명서를 발급받은 경우 민원인들은 더더욱 의아해하고 행여나 자신의 잘못이나 국세청 홈택스 오류인 것으로 알고 결국 관할세무서를 다시 찾아가 다시 납세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발품팔아 찾아간 세무서 민원봉사실에서 발급받은 납세증명서마저도 자신의 당당한 사업장 상호나 사업자등록번호는 역시 기재돼 있지 않았다. 민원인은 담당자에게 부아가 치밀어 따져 물을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간 것.
민원실 담당자의 설명은 간단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장이 아니라 자연인 개인의 모든 체납 여부를 증명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만이 기재되구요, 반면 법인은 법인의 체납 여부를 알려주기 위해 법인명과 사업자등록번호가 기재되구요."
발끈했던 민원인은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왜 이 민원인이 이렇게 세무서까지 냅다 달려와야 했고 불만을 야기할 정도까지 가야 했을까.
한마디로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탓이라고 보여진다. 세무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문제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세무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되기에 충분할 만하다.
납세증명서 신청때 미리 일러주거나 발급된 납세증명서 서식 하단에 '개인은 상호나 사업자등록번호가 기재되지 않습니다'라는 작은 안내문구만 있어도 이같은 해프닝은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민원인의 두번 발걸음이나, 세무서 담당자가 반복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는 건 민원인이나 담당공무원 모두에게 사소한 문제로 시간적· 물리적· 정신적 비용을 낭비한 셈이다. 세무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우선 생각해 서식 하나에도 친절한 배려가 담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