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0.8%…내년 성장률은 1.6% 전망
통상여건 악화 따른 수출부진으로 성장세 둔화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0%대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국 불확실성 장기화,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수출타격이 겹치면서 재정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4일 ‘KDI 경제전망(2025년 상반기)’에서 올해 성장률을 0.8%, 내년 성장률을 1.6%로 전망하고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추가적인 재정지출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커진 데다, 경기 둔화에 따른 세입여건이 악화되면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입여건 악화와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제화 등을 감안해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제도를 개편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KDI는 낮은 성장률의 원인으로 건설업 부진과 통상여건 악화를 지목했다. 건설업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1분기 국내 총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내수 회복세도 더딘 가운데,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숙박·음식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기업 투자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경기 부진에 따라 물가상승세가 2% 내외를 지속한 가운데, 고용증가세는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감소세가 심화되면서 완만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KDI는 고금리 기조와 건설수주 부진이 일부 해소되고 있어 향후 시차를 두고 내수 부진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이었던 수출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KDI는 올해 우리 경제가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완만한 내수 회복으로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미국 관세인상에 따른 세계교역 위축으로 둔화돼 경상수지 흑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경기 둔화 및 유가 하락으로 상승률이 2%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으며, 취업자 수 증가폭은 작년 16만명에서 올해 9만명, 내년 7만명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통상분쟁 격화, 주택경기 하락으로 인한 건설업체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이다.
KDI는 “예산이 이미 확장적 기조로 편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지출 추가 확대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지나간 2023~24년에도 큰 폭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했으며, 추가경정예산으로 올해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3.3%로 상향 조정됐다. 경기 둔화에 따른 세입여건 악화를 감안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통화정책은 물가 하방 압력에 대응해 보다 완화적인 기조로 운용하고, 금융정책은 부실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자제하고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