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철 조세硏 부연구위원 "외교·통상마찰 가능성 고려해야"
국제사회 협의동향 예의주시하고, 국내 법 유연한 조정 필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국제 조세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글로벌최저한세 과세권 행사에 있어 외교·통상적 마찰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주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6일 ‘재정포럼 2026년 2월호’에서 실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우리나라의 글로벌최저한세 대응방안을 제언했다.
글로벌최저한세는 다국적기업그룹의 국가간 법인세율 차이를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를 국제적 차원에서 방어하기 위한 제도다. 전 세계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다국적기업이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최소 15% 이상의 실효세율로 세금을 내도록 강제하도록 설계됐다.
바이든정부의 소극적 협조 아래 진전을 보였으나, 지난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을 앞세우며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기존 협의 내용은 미국의 조세 주권을 침해하므로 효력이 없다’며 기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의 글로벌 조세 합의에서 이탈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자국의 조세 주권 보호를 위해 독자적인 노선을 예고했다.
미국이 이처럼 돌아선 것은 글로벌최저한세 구조상 미국의 과세권이 타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정부는 제3국이 적격소재국추가세나 소득산입보완규칙을 통해 미국 기업에 과세할 경우, ‘차별적 과세’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통상법 제301조 및 내국세법 제891조 등을 근거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시사하면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박 부연구위원은 미국과의 외교·통상적 마찰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우리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단기적으로는 독자적 과세권 행사보다는 미국의 대응조치 가능성과 국제사회의 협의 동향을 살펴 글로벌최저한세의 집행 시점과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OECD와 미국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법제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인 대응과 별개로, 현행 국제조세조정법령상 불명확한 부분(고정사업장 판정, 환산 규정 등)을 정비해 제도의 완결성을 높일 것도 주문했다. 회계 규범에 대한 의존성, 고정사업장 과세 문제 등 문제점을 보완하고, 국제 규범 변경시 이를 국내법에 적절히 수용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