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순강 세무사의 X파일]기업세무관리 비법(23)

2006.02.20 00:00:00


분식회계에 대하여
IMF사태이후 우리 시대 최고의 화두는 분식회계다. 한보·대우·동아·SKG 등 국내 대그룹의 분식회계사건은 이미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상장사의 3분의 1 정도가 분식(2001년 금감원 감리결과 통계)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상장기업에 분식사실이 있으면 올해안에 빨리 털어내라고 권유했고, 응하지 않으면 감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기업집단소송을 미연에 방지하라는 충실한 안내다. 집단소송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당국의 방침이다.

우선 분식회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분식회계란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이익을 부풀리는 것이고, 역분식은 탈세 목적 등으로 이익을 줄이는 것이다.

범죄의 시각으로 본다면 분식회계의 주범은 기업과 경영주이고, 공범은 금융기관·주주·정부·채권자이고, 회계법인은 방조범에 해당된다.

결국 분식회계는 회사의 주변 관련인들이 모두 해당된다.

분식회계의 이유는 무얼까?

경영주의 경영성과 과신, 주가관리 목적 또는 주주의 배당요구, 금융기관의 대출편의, 고객에 대한 신뢰성 등을 가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분식회계는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정확히는 단정할 수 없으나, 경제개발계획과 많은 관계를 가진다. 군사정부 시절에 수출드라이브 정책의 강력한 실시로 정부는 기업에게 수출실적을 강요해 밀어내기 수출 등 부작용이 있었고, 무역금융 특혜가 당근으로 작용해 분식회계가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결국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고 자기들의 이익에도 부합하므로 기업은 분식회계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정부와 회계법인, 금융기관은 묵인 내지 방조로 일관했다.

세금과 분식회계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바로 분식회계로 인해 투입된 공적 자금이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것이다.

관련 기업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모든 납세자가 그들이 저질러 온 사기행각을 책임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분식회계에 대한 해악성 문제가 커지자 정부와 국세청은 분식회계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최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분식사실이 확인되면 검찰에 고발조치하고 있다.

그러면 분식회계에 대해 국세청은 어떠했는가?

70년대부터 IMF사태이전까지는 국세청에서도 세수 확보를 위해 분식회계에 대해 온정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오히려 해당 기업은 그렇게 하여 세금을 더 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면 필자의 졸저에 나오는 분식회계와 관련한 어느 금융기관의 사례를 보자.

(1)대주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초과를 은폐하기 위해 11개 업체의 명의를 도용해 1천841억원의 한도를 초과해 회수불능상태였다.

(2)대주주 계열사의 협력업체에 신용한도를 초과 취급해 1천700억원이 회수불능 상태였다.

(3)증자 또는 후순위채 매입을 위한 부당대출을 한 금액이 1천233억원에 달했다.

(4)무보증 회사채 부당취득 등으로 6천716억원이 회수불능상태였고, 대주주 계열사의 주식매매와 관련해 손실을 회피할 수 있음에도 고의로 손실 51억원을 떠안았다.

(5)무담보 어음 매출시 지급보증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보증을 함으로써 1천80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

(6)대기업에 정상이자 이외에 주가이자 보전 목적으로 회사채의 자전거래를 통해 동 업체에 64억원의 이익을 제공했다.

(7)당기순이익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보유 회사채의 자전거래를 통해 매매익 292억원을 발생시켰다.

(8)특정 금전신탁 계좌에서 주식 운용시 누적된 손실 653억원을 은폐하기 위해 위장 양도처리했다.

(9)공인회계사는 감사를 소홀히 해 특정금전신탁 해약과 관련해 발생한 손실 등 802억2천400만원을 손실로 계상하지 아니한 사실을 지적하지 못하고, 보유 회사채를 자전거래해 유가증권 매매익을 292억3천200만원 계상한 사실도 지적하지 못했다.

위의 사례에서 너무 전문용어가 많아 독자들에게 혼란을 줬는지 모르겠으나 요약하면 도둑질을 했다고 보면 된다. 기업의 경영주와 회계감사인의 태도는 우리를 분노케 한다.

법을 어긴 기업과 경영주는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상장회사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아 자신이 발표한 회계장부가 엉터리라는 것은 분명 도둑질이다.

그리고 벤처기업들이 분식을 통해 기업을 키워왔다는 사실은 많은 투자자를 분노케 한다.

분식회계는 국가와 기업 전부를 썩게 만든다. 이들 사기꾼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지금 국민들의 피땀어린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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