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순강 세무사의 X파일]기업세무관리 비법(27)

2006.03.13 00:00:00

언론과 세금


작년 연말부터 현재까지 우리사회 최고의 화두는 '황우석 가짜 논문 사건'이다. 이제 국민들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 관심조차 없고, 어서 빨리 잊히길 바랄는지 모르겠다.

당초 PD수첩의 '황우석 난자 의혹'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이라는 방송사의 제작의도에 맞서 대다수 네티즌들은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며 방송사를 비난한다.

급기야 강압적인 취재과정이 불거지면서 방송사의 기세가 꺾였다. 그러나 다시 '줄기세포는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아마 언론들끼리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기업들이 광고중단을 선언해 방송사의 존폐가 걸린 치열한 싸움에서 진실이 이긴 것이다.

오늘은 언론과 세금을 말하려 한다.

시대를 초월하고 목숨을 던지는 사명감을 가진 언론인의 활약상은 이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공헌을 했다.

반면에 시류에 야합하거나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진 언론인들로 말미암아 신문과 방송이 적으로 나뉘고, 이제는 같은 텔레비전 방송끼리도 유치하기 그지없는 비방방송이 판을 친다. 국민과 시청자가 주인이라는 사실은 망각한 채 말이다.

'99년과 2001년도에 실시된 언론사 세무조사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세무조사 실시의 투명성 내지 형평성 문제, 정치권에서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자의성 논란, 언론사의 비상식적인 탈세관행, 언론사주 부인의 투신자살 등은 우리 시대의 모든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국정원 도청사건까지 포함하면 이것이 대한민국의 실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누가 누구를 훈계하고 무엇이 시대의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다음은 하워드 진의 저서 오만한 제국에 나오는 록펠러 재벌의 '러들로학살 사건' 중 회사 간부가 1914년 록펠러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이다. 여기에서 은행·정부·방위군·언론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현재 우리의 언론은 어떤가를 되돌아볼 일이다.

'그러나 광부들은 파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주지사는 마침내 주방위군을 소집했다. 콜로라도 연료 및 제철회사 부회장은 뉴욕의 록펠러 2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 사태를 설명했다. 시의 모든 은행가들의 협력을 확고하게 얻어냈다는 사실을 아신다면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은행가들은 우리의 꼬마 카우보이 주지사와 서너 차례 회동하고 주정부를 힘껏 밀어주기로 했습니다. 방위군 유지에 필요한 일체의 자금을 빌려주는 한편, 우리의 광부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주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신문사들의 편집자 14명이 경영진 편에 서서 막강한 힘을 모아 주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하 생략.

나의 언론과 관계된 경험도 말하련다. 2년전 중앙 일간지에 사설 '억울한 세금 너무 많다'가 실렸다. 사설의 내용은 국세심판원의 2003년 상반기 불복 인용률이 40.8%로서 이를 근거로 국세청의 전체 과세 중 40% 정도가 억울한 세금이라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해당 논설위원에게 논리의 전개가 잘못됐음을 반박하고 이런 사설을 쓰려면,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고 근거있는 통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즉 전체 과세건수와 세액 중 몇 건이 불복을 했고, 이중 불복인용건수와 세액을 비교해 '잘못된 것이 얼마이다'라고 논리를 전개해야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 순간 튀어나온 그 논설위원의 맞장구 '당신, 국세청에서 사주했지요'였다.

아마 나의 이런 경험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상호불신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리라. 진실을 살피는데 있어 전체를 살피지 않고 상대방이 잘한 것은 언급을 생략하고, 잘못된 극히 일부분만을 전체인양 호도하는 것은 책임있는 언론이 할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

언론의 사명은 진실을 알려야 한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비판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것이 언론의 본분이다.


세정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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