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 분리과세제 재구축 문제 논의
일본에서는 '87년 9월부터 '88년 12월에 걸쳐 발본적인 세제개혁이 진행돼 '89년부터 대부분의 조세제도가 새롭게 실시됐다. 개혁논의의 목적은 고령화 사회나 국제화 등에 대처하기 위한 세제개혁이었다. 소득세 개혁에 있어서는 '88년 12월에 세율구조의 간소화를 위해 10∼50%의 세율 5단계 제도를 실시하고, 인적공제를 인상했다. 이에 더해 특기할만한 것은, 주식 등의 유가증권 양도익에 대한 원칙과세화 조치였다. '92년 9월에는 소액저축비과세제도(마루유제도)를 폐지했고, 이자소득 원천분리과세를 도입했다.
2. 금융소득과세 일원화의 논의 배경
일본의 경우 90년대초 거품경제이전까지 높은 저축률을 유지해 왔고, 그 결과 풍부한 가계금융자산이 축적돼 왔다. 經濟産業省(2004)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개인금융자산은 2003년말 시점에서 1천410조엔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거품경제이후의 경기침체와 저출산·고령화의 진전으로 최근 저축률은 현저하게 저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구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향후 저축률의 상승이나 금융자산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일본 정부(세제조사회)는 이러한 일본내의 사회적 구조 변화와 소득과세의 국제화 관점에서 앞으로 금융소득과세 정비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써 금융소득과세 일원화(일체화)를 제시하고 있다.
금융소득과세 일원화 추진이라는 정책의도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일본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고자 하는데 있다. 일본의 경우 가계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예금 및 저금으로 보유하고 있어 주식이나 주식투자신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주요 외국과 비교해 볼 때 낮은 수준이다. 위에서 언급한 1천410조엔의 개인금융자산 중 745조엔은 예저금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 등의 보유는 80조엔으로 약 5%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축을 투자로 유인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 및 증권세제에서도 이제까지 저축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해오던 금융환경을 정책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환경으로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투자하기 좋은 정책적 환경이라 함은 금융상품 구입시 조세부담 차이에 좌우되지 않는 금융상품간의 과세중립성 확보와 간소하고 알기 쉬운 세제확립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본 정부세제조사회가 금융소득과세의 일원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배경에는 상장주식이나 공모주식 투자신탁에 대한 투자 편리성을 높이고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을 경감하고자 하는 정책추진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서 日本政府稅制調査會金融小委員會(2004)는 1)금융소득간 과세방식의 균등화 2)금융소득간 손익통산의 범위 확대라는 두가지를 들고 있다. 최근 금융산업의 발달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해 소득 발생·실현시점을 조작(이로 인해 장래의 현금 흐름을 변화)하거나 금융소득의 형태를 변경(예컨대 전환사채를 이용한 채권으로부터 주식으로의 변경 등)하는 상황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금융상품의 발전상황이나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일본 정부(세제조사회)로서도 과세의 중립성·간소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금융상품간 과세방식의 균등화와 금융소득 종류(분류)에 따른 세부담 격차를 줄여가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 세제조사회가 제시하는 금융소득과세의 일원화는, '저축에서 투자로'라는 정책적 요청에 부합하기 위해 현행 분리과세제도를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 금융소득과세의 일원화는 금융소득과 노동(근로)소득을 분리해 과세하는 이원적 소득세론의 입장에서 주장되기도 하는데, 이에 관하여는 제5절에서 논의하기로 한다.
3. 산업금융기능 강화와 금융소득과세
일본 정부 세제조사회는 2003년 6월 중간답신에서 향후 금융소득과세 일원화를 목표로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후 이 중간답신에 기초해 稅制調査會 金融小委員會는 2004년6월15일 금융소득과세 일체화(일원화)의 기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동 小委員會가 금융소득과세 일체화에 관한 기본적인 입장을 제시하기 전인 2004년4월30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금융소득과세 일원화에 관한 방대한 양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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