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린 국회동우회 신년회에 참석한 역대 국세청장들은 일관된 어조로 국세청의 업무추진능력을 극찬하며 날로 높아지고 있는 국세청의 위상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종부세 납부율 98.1% 달성, 성공적인 OECD 국세청장회의 개최,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 2조원 초과달성 등 지난해 국세청의 업무성과를 되돌아보면 이같은 선배들의 치사는 과분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행정은 본연의 업무인 성공적인 세수달성과 더불어 OECD 국세청장 회의에서의 서울선언 도출, 10개국 국세청장협의체(Leeds Castle Group)의 창설멤버 가입을 통한 세계 조세행정 중심국가로의 진입 등 국·내외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해로 여겨진다.
이날 인사회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세청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로 진행된 가운데 이용섭 건교부 장관(前 국세청장)이 국세청에 대한 따뜻한 충고를 보내 관심을 모았다.
이 장관은 "국세청이 나무랄데 없이 업무를 잘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2가지 사안을 명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장관이 강조한 2가지는 바로 '정치적인 중립성'과 '청렴하고 깨끗한 국세청' 이었다.
자칫 국세청의 높아진 위상으로 쉽게 흘려버리기 쉬운 사안을 제시함으로써 국세청에 긴장감과 경각심을 불어 넣으며 흔히 '잘 나갈 때 겸손해야 한다'는 이 장관의 당부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특히 금년도는 대선이 실시돼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어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성은 당연지사이며 국세공무원의 청렴 역시 기본적인 사안이다.
열린세정 및 따뜻한 세정을 표방하는 국세청의 업무추진 방향이 납세자에게 호평을 받으며 권위적인 이미지 대신 신뢰받는 국세청으로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이용섭 장관이 제시한 기본적인 사안을 간과할 경우 국민들의 질타와 어렵게 쌓아온 국세청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외적으로 높아진 국세청의 위상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국세공무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원칙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