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안져도 될 무거운 짐'

2008.04.16 16:19:44

부산주재:김원수 부국장

 

'안져도 될 무거운 짐'

 

지난 3월, 4명의 지방국세청장들이 후진을 위해 용퇴를 했다. 세정 가족들은 이들의 아름다운 퇴장을 보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보였다. 하지만 이가운데 이병대 부산청장의 용퇴에 대해서 부산청 직원들은  유독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전도양양하고 반듯한 청장이 정상곤 전 부산청장과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의 잇따른 구속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벙어리 냉가슴 앓듯하다 사건일단락 되자 용퇴 결정을 낸데 대한 것 때문이다. 힘들었던 격랑의 파고를 넘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금의 이병대 전 부산청장의 심경은 어떠할까. 내외부 일부에서 아직도 진실은 모른채 피상적인 입소문에 따른 오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때문에 그동안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현장 출입기자로서 전대미문의 사건 소용돌이 속에서 그가 겪어야 했던 사실과 또 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지금쯤 한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2006년 12월 28일 부산청장으로 부임한 그는 불과 8개월만에 탁월한 업무추진력으로 이듬해 전국 1위의 업무 성과를 거양했다.

 

의욕적으로 부산지방세정 업무를 추진해 온 당시 이병대 부산청장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나름대로 따뜻한 세정을 멋지게 펼쳐 나가고 있었고 온유함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부산청 산하 전 세정가족들에게 일할맛 나는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엉뚱한 일이 발생했다. 전국이 휴가 붐으로 들떠있었던 8월초, 정상곤 전 부산청장이 부산지방검찰청에 소환돼 구속됐고  연일 언론들의 보도가 계속됐다.  이병대 전 부산청장도 중책을 맡게 돼 임무수행 감에 잔뜩 긴장해 있었는데, 그만 전임자인 정상곤씨가 구속되는 돌발 사태에 맞딱뜨리게 된 것.

 

 이때부터 이병대 전 부산청장은 기관의 명예 실추라는 데 잠 못 이루는 번민의 날들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청장은 의연히 주어진 본연의 업무에만 열중, 07년도 지방청 중 가장 우수한 전국1위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인간 이병대씨는 사건과 관련해 “그것은 아닌데...”라며 어떠한 해명을 하고 싶어도 되레 부메랑이 되어 의혹을 증폭 시킬 것만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곤경에 처하게 된 것으로 보여졌다.

 

설상가상, 전군표 전 국세청장도 정상곤씨 사건과 관련돼 구속되자 그는 망연자실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상곤씨 구속 이후인 지난해 8월 30일에  면회를 했고 그 자리에서 누구처럼 나중에 야단맞지 말고 혼자 안고 가라고 한 것은 전군표씨를 두둔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해명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결과는 곡해 전파됐고 일각에서 퍼지기 시작한 풍문들은 진실을 외면한 채 여론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게 됐다.

 

부산청 직원들은 이같은 기류에 대해 무척 안타까워했고 그 사실에 대해 내외부에 설명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사건 발생 이후 3월 명퇴식을 가질때 까지 약 8개월 동안의 공직생활은 어느 누구보다 고뇌에 찬 일상을 보냈을 것임에 틀림없다고 여겨진다.

 

퇴임을 한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과거지사로 인한 잘못 각인된 인식과 주위 시선들을 바로잡고 훌훌털고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

 

사건 발발 당시 투철한 책임감으로 자신의 영달을 생각지도 않은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일부 오해가 불식되지 않고 있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을 것 같다.

 

 그를 많이 접해 본 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공직 생활을 그만 둘 때 까지도 청렴, 결백하고 조직을 사랑하고 부하를 아껴 존경 받고 따뜻한 인품을 가진 목민관이다”고 평했다.

 

사무사(思無邪)의 몸가짐으로 힘들고 고된 역경을 극복해 왔지만 ‘오해’라는 안져될 무거운 짐을 지고 조직을 떠나는 뒷 모습이 안타까웠을 뿐이다. 아마도 그는 진실을 말하고 싶지만 벙어리 냉가슴만 안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부산=김원수 기자 ulsa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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