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갈매기와 낙동강 오리알

2009.04.27 09:22:12

지난 20일 국세청은 전례없이 뒤늦은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가졌다. 국세청장 인선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세청장 직무대행이 주재한 회의여서 간부진은 물론 전국 관서장들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 착잡했다고 한다. 치밀한 세수관리와 기강확립을 강조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이란 말처럼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관리자들과 직원들마저도 더더욱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고 한다.

 

3명의 전직 국세청장의 불명예 퇴진과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일부 인사들의 비위사건에다, 뒤이은 박연차 게이트 사건, 어느 지역관서장의 전별금 수수 의혹 사건에 이어 지역 어느 업체 세무조사와 관련된 금품수수 혐의로 사무관이 구속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이 지역과 연관된 일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인터라 세정가 일각에서는 "부산갈매기는 날아갔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게 아니냐?"는 풍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과거 부산청장을 지냈던 인물들은 쟁쟁하고 역량을 갖춘 인물들이었고 승승장구해 1급 또는 차장 등 요직으로 승진해 왔었다. 하지만 몇몇 비위사건과 박연차 게이트로 인해 부산청장 직위에 대한 이미지가 알게 모르게 실추된 것처럼 보여진다.

 

이 지역 세정가 사람들 사이에선 "박연차 게이트 사건이 마무리되기까지 가슴을 졸이는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삼삼오오 입소문도 떠돌고 있다. 사실이 아니기를 일면 바라지만 지금 관리자들과 직원들은 고군분투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마치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심정일 것이다.

 

어찌보면 지금 국세청은 잔인한 4월일지도 모른다. 비록 청장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관서장회의를 가졌지만 세수진도율 관리와 EITC 등 새로운 정책 집행, 조직개편 등을 목전에 두고 있고 이같은 싯점인데도 장기간의 국세청장 임명 지연으로 '이 긴 터널을 언제쯤 벗어날까'라는 조바심을 많은 국세공무원들이 갖고 있는 듯 하다. 개개인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중하지만 조직 리더를 조속히 임명해 조직을 안정화시킬 때로 보여진다.

 



부산=김원수 기자 ulsan@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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